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망 뒤 처음으로 열린 BOJ의 금융정책결정위원회였지만, 이전과 차이는 없었다"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목표치인 2% 위로 상향 조정 됐지만, BOJ는 이 같은 상승세는 일시적이라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저가 더 가속화하거나 물가가 3%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지 않는 이상 일본은행이 기존의 정책을 바꾸기는 힘들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21일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신선식품 제외)은 지난 4월 1.9%에서 이번에는 2.3%로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이것은 엔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수요가 동반된 이른바 '좋은 물가 상승'이라고 하기에는 힘들다. 이에 수요가 동반되지 않은 채 물가상승률이 2% 수준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일본은행은 전망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2023년도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2%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라는 판단이다.
물론 엔의 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하고, 세계적인 물가상승세가 가속화할 경우 일본은행은 노선을 바꿀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이 달래기 힘들 정도로 고조된다면 장기금리 용인 상한을 0.25%에서 더욱 올리거나, 유도대상을 10년물 국채에서 5년물 국채로 단기화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급속한 엔저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엔화로 인하여 실적이 개선된 기업에 대해 "설비 투자를 늘리거나 임금 인상으로 수익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도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긴축에 따른 침체로 제조업 실적이 악화되면 일본의 경기도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도시 봉쇄로 촉발된 공급 제약 역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본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음식과 숙박업 등 비제조업 회복이 다시 둔화할 가능성도 크다. 일본은행은 이날 2022년도 실질 성장률 전망을 지난 2.9%에서 2.4%로 인하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기준금리 동결 외에도 연 12조엔 한도 내에서 필요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