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로 보는 DMZ] 해외와 국내서 전시로 만나는 비무장지대

2022-07-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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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더 해리슨 스튜디오의 'DMZ: 생태 지역의 변화', VSF서 전시

더 해리슨 스튜디오의 ‘DMZ: 생태 지역의 변화’ [사진=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시선과 특징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예로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점은 외국인에게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호주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인 GWB 엔터테인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프로듀서인 토벤 브룩맨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의 독특함에 관해 이야기했다.
세계에서 유일한 비무장지대(DMZ)는 예술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특별한 소재다.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전시

전시는 꾸준히 비무장지대를 조명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지난해에 비무장지대의 다양한 역사적, 장소적 맥락을 전시를 통해 살펴보는 ‘DMZ 극장’을 개최했다.

전시는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이하 진흥원)과 함께 지난 5월부터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선보인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전시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재외한국문화원, 해외 예술 기관들과 함께 국내의 우수한 공연·전시 프로그램을 해외에 소개하는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개최 중인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전시 전경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지난 5월 21일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막을 연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전시는 스페이스 포 컨템포러리 아트의 ‘리얼 DMZ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 프로젝트는 2011년 출범하여 지난 10여 년 동안 비무장지대(DMZ)와 한국 접경지역의 가시적, 비가시적 경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뤄왔다.

그동안 프랑스, 브라질, 남아공 등 세계 곳곳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며 남북관계가 구축해 온 실체를 드러내면서도, 상상력을 동원하여 앞으로의 평화적인 DMZ를 표현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이번 독일 전시에서는 영상, 회화, 설치, 아카이브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19팀의 작가를 초청했다. 남북의 미래, 그 가운데서도 남과 북의 공동공간인 비무장지대(DMZ)를 예술적으로 바라보고 관철할 기회를 제공했다.

전시가 개최되는 독일 볼프스부르크 미술관은 앤디 워홀, 엘베르토 자코메티, 백남준 등 국제적인 근현대 및 동시대 작가들의 저명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비영리 재단인 폭스바겐 예술재단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예술기관으로서의 탁월함을 인정받은 곳이다. 본 전시에서도 주제와 구성에 맞는 최적의 전시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전시의 작품성과 시사성은 독일을 사로잡아, 개막한 이래로 연일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현지 내 주요 언론매체 및 미디어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예술 및 라이프 스타일 월간지 ‘모노폴(MONOPOL)’에서는 “남북 간의 화합에 대한 은유가 매우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고 극찬했다. 또한 남북관계의 역사를 총망라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각적, 정서적인 해답을 작품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 중 하나이며 약 11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언론 매체인 ‘쥐트도이체 차이퉁(Suddeutsche Zeitung)’은 “한반도 내에 있는 두 국가 간의 이념적, 문화적,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리적 분리를 독특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전시는 오는 9월 18까지 독일 볼프스부르크 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개최 중인 ‘체크포인트, 한국에서 바라본 국경’ 전시 전경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더 해리슨 스튜디오의 ‘DMZ: 생태 지역의 변화’

전시는 비무장지대(DMZ)에 관한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개최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조언도 담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갤러리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VSF)는 8월 20일까지 더 해리슨 스튜디오의 ‘불가항력조항’ 시리즈 중 2021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전시된 ‘DMZ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더 해리슨 스튜디오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생태학자들, 예술가들과 DMZ 서부 통일촌, 대성동, 해마루촌의 생태 환경 변화를 다각도로 조사했다.

한반도의 DMZ는 6.25 전쟁 때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북 각 2km 너비로 설정됐다. 인위적으로 생긴 비무장지대는 군사적 통제와 지뢰의 존재로 약 70년 간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린다.

뉴튼 해리슨은 생태학 관점에서 지역을 서부, 중부, 동부로 나누었다. 중서부는 식물은 적지만 철새에게 중요한 지역이었고, 동부는 풍부한 먹거리로 포유류에게 좋은 서식지였다.

특히, 임진강과 한강의 입구로 댐이 건설되지 못한 서부 지역은 습지가 자연적으로 형성돼 철새의 중요한 휴식처가 되었다. 해리슨이 직접 조사한 지역 중 문헌 자료와 다른 곳도 있었고, 이상 기온으로 인한 식량 생산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마을 주민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는 제대로 된 생명망 구축을 위해 DMZ 동부에 ‘미래 정원’을 제안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DMZ의 항공지도를 7m 길이로 재현했다.

관객은 비행기가 된 것 같이 지도 위를 걷고 천장에 걸린 13점의 이미지를 통해 조종사의 시선에서 우리가 가보지 못한 DMZ의 모습과 생태학적인 가치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더 해리슨 스튜디오는 뉴튼 해리슨과 헬렌 마이어 해리슨(1927~2018)로 구성되어 있다. '더 해리슨'이라고 부르며, 부부는 생태 예술 운동의 선구자이다. 해리슨은 100회 이상의 개인전, 250회 이상의 단체전에 참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해리슨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다. 

거의 50년 동안 해리슨은 생물학자, 생태학자, 역사가, 운동가, 건축가, 도시 계획가, 동료 예술가로 협력하고 대화하며 생물 다양성과 지역 사회 개발을 탐구하는 등 광범위한 분야의 작품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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