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 MZ세대 새로운 재테크, 중고거래 플랫폼이 뜬다

2022-07-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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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 넘어 중고거래 통한 '짠테크' 인기

기프티콘, 알바 등 다양한 거래 이뤄져

시장 24조원 전망...대기업도 C2C 투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환율로 원화가치가 하락해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전기나 가스 같은 공공요금 인상, 러시아가 일으킨 지정학적 갈등 등 다양한 요인으로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월급은 그대로라고 말한다.

월급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삶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직장인은 '제2의 월급'을 기대하면서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각종 투자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이 올해 3월 1일 발표한 가상자산 사업자(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실명 통장 등을 인증한 사용자는 558만명이다. 이 중 20대는 24%, 30대 31%, 40대 27%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가 이익을 내기 위해선 자본금이 필요하며, 불확실성이 커 자본금을 잃을 수도 있다. 때문에 일상에서 푼돈을 모아 저축하거나 투자에 사용하는 '짠테크'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 욜로(YOLO, 한번 사는 인생 제대로 즐기자는 의미의 신조어)를 외치며 소비를 즐기던 이들이 '티끌 모아 태산'으로 돌아선 셈이다.

◆안 쓰는 물건이 재테크 수단...주목받는 중고거래 플랫폼
 

[그래픽=아주경제DB]

중고거래는 대표적인 짠테크 수단이다. 중고거래 초기에는 주로 경매 형태로 이뤄졌지만, 이후 소셜미디어나 오픈마켓,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 개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거래 방식도 다양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정보통신 기술과 접목하면서 더 쉽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한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가까운 지역에 있는 판매자와 연결하는 것은 물론, 플랫폼을 통한 결제 서비스로 안전성도 높였다. 판매하는 제품 역시 다양해졌다. 안 쓰는 소품이나 가전뿐만 아니라 e-프리퀀시 등의 적립 포인트, 인근 지역 단기 아르바이트 등 용역과 서비스까지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C2C 시장 2021년을 기준으로 주요 C2C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확보한 사업자는 당근마켓(약 1800만명)이다. 당근마켓은 '당근톡'이라는 앱 내 서비스를 통해 지역 내 사용자와 직접 연락을 취하고, 시간과 장소를 잡아 직거래하는 방식이다.

특히 설립 7년 만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는 3조원을 넘었다. 다만 수익모델의 경우 지역 기반 광고 수수료가 대부분인 만큼, 매출액은 130억원으로 이용자 규모와 비교해 적은 편이다. 따라서 당근페이, 당근알바 등 신규 서비스를 통해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DB]

번개장터 역시 '번개톡' 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사용자가 직접 연락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서비스 내에서 선호하는 거래 방식은 택배다. 사용자는 번개톡을 통해 계좌번호와 배송지 등의 정보를 주고받으며 거래한다. 2021년 기준으로 MAU는 500만명, 기업가치는 9000억원이다. 주요 수익모델로는 광고수수료와 번개페이 수수료 등이 있다. 2021년 매출액은 168억원이다. 올해 초에는 8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여기에는 신세계 계열 벤처 캐피털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자체 안전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를 일찍이 도입했다. 서비스 도입 4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취미용품을 거래하는 서비스 특징 때문에 고가의 물품이 많은데, 번개장터에 따르면 100만~300만원 정도의 고가 상품 거래 시 번개페이 사용률은 76%로 나타났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한 중고나라는 긴 역사만큼 누적 가입자 수가 2484만명으로 가장 많다. 앱과 웹을 통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으며, 판매자가 올린 게시글의 연락처로 구매자가 직접 연락해 택배 등으로 거래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MAU는 1470만명이며, 주요 수익 모델은 카페 내 배너광고다.

지난해에는 롯데쇼핑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자산운용사 등과 함께 중고나라 지분 93.9%를 확보했으며, 중고나라는 올해부터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채용에 나섰고, 파트너십을 확대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유효기한이 임박한 기프티콘을 거래하는 플랫폼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더블엔씨가 서비스하는 니콘내콘은 상품 검수와 중개를 플랫폼이 담당해, 사용자 사이의 안전한 거래를 지원한다. C2C 모델에 플랫폼이 개입했기 때문에 C2B2C 모델이라고도 부른다.
 
니콘내콘은 사용자가 쓰지 않은 기프티콘을 플랫폼에 맡기는 형태다. 인공지능이 상품을 분석해 적절한 매입가와 판매가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한다. 또한 소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호할 만한 기프티콘을 큐레이션하는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더블앤씨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누적 회원 수는 59만명이며, 매출액은 120억원이다. 상반기 거래 건수는 275만건에 이른다. 2017년 2월 서비스 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은 1020억원 이상이다.
 

2022년 상반기 기프티콘 거래 플랫폼 니콘내콘 사업 현황 [그래픽=아주경제DB]

◆24조원 규모로 성장한 중고거래 시장...소비자 보호 대책도 함께 마련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4조원 규모였으나 2022년 24조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러한 동향은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은 의류나 명품 위주의 중고거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더리얼리얼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일본 역시 연간 23조원 규모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메루카리 등의 플랫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단순 중고거래를 넘어 기존 전자상거래 영역으로 사업이 확장되는 추세다. 중국 시장의 경우 약 175조원으로, 한국의 8배에 이른다. 가입자 약 2억명을 확보한 알리바바 그룹의 센위가 대표 사업자다.

다만 이처럼 C2C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사용자 간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개인 간 거래 분쟁조정 신청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접수된 C2C 거래 분쟁은 277건인데, 2021년에는 3373건으로 약 12배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업계와 협력해 가이드라인과 안전거래 도입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3월 주요 사업자 3개사와 분쟁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향후 안전거래 안내, 거래 시 제품에 대한 필수정보 표시 등 다양한 제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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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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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역시 한 때는 욜로를 꿈꿨지만 어느새 한푼, 두푼씩 아껴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이럴 때일수록 당근이나 번개장터와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 같아요. 중고거래 시장이 발전하면서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건강하고 좋은 방향으로 플랫폼이 성장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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