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회 디 오픈] ⑥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2022-07-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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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향하는 여정

R&A 박물관에 우뚝 선 올드 톰 모리스. [사진=이동훈 기자]

'골프의 성지', '골프의 본고장'.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에 있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를 지칭하는 수식어다. 1552년 개장한 이 코스는 올해로 470년이 됐다.

470년도 의미가 있지만, 올해는 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 개최지로 더욱 주목받는다.

1860년부터 시작된 디 오픈은 사라진 우승컵, 1·2차 세계대전, 코로나19 확산 등을 제외하고는 매년 여러 코스(프레스트윅, 뮤어필드, 로열 세인트조지스 등)를 돌며 개최됐다.
이곳을 150회 대회의 개최지로 선정한 이유는 디 오픈과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R&A는 1754년 5월 14일, 22명의 귀족과 신사가 모여 만든 골프 모임이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는 지금까지 디 오픈을 150회 중 30회 개최했다. 1873년을 처음으로 올해까지다. 현재는 5년마다 디 오픈을 개최하고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북동쪽으로 51마일(82㎞), 카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남쪽으로 23.8마일(38㎞) 거리에 위치해 있다.

차는 많지 않지만, 원형 교차로 등 정체 구역이 많다. 세인트앤드루스로 향하는 길에는 19마일(30㎞) 전부터 디 오픈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설치됐다. 골프 대회 중 가장 먼 표지판이다.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세인트앤드루스로 진입한다. 들판과 구름이 마치 윈도 배경화면 같다.

1158년 지어진 대성당의 폐허가 반긴다. 바닷가를 따라 달리다 보면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가 펼쳐진다.
 

R&A 건물과 디 오픈 챔피언십 18번 홀 그랜드스탠드. [사진=이동훈 기자]

대회장에는 갤러리를 맞이하는 텐트가 700개 이상 깔려 있다. 1번 홀과 18번 홀을 둘러싼 그랜드스탠드에는 15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주차하고 가장 먼저 간 곳은 R&A 박물관이다. 미디어센터 바로 옆에 위치했다. 외벽에는 골프의 얼굴들이 조각돼 있다. 메리 여왕부터 짐퓨릭까지다. 총 116명의 얼굴이다.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수장 그레그 노먼도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기념품을 판매한다. 입장하려면 입장료가 필요하다. 성인 기준 12파운드(약 1만8000원)다.
 

골프의 얼굴들. [사진=이동훈 기자]

처음 반기는 것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초기 설계 도면이다. 뒤로 들어가면 올드 톰 모리스가 우뚝 서 있다. 강렬한 눈빛과 함께다. 그가 사용했던 클럽이 발밑에 있다. 

왼쪽으로 돌면 세베 바예스테로스 관이 있다. 바예스테로스는 유러피언(현 DP 월드) 투어에서 50승을 거둔 선수다. 그중 디 오픈 우승은 3회다. 1979년, 1984년, 1988년이다.

이 관에는 바예스테로스가 사용하던 물건과 우승 당시 사진, 우승을 기념해 만들어진 기념품 등이 전시돼 있다. 
 

챌린지 벨트와 골드 메달. [사진=이동훈 기자]

다른쪽은 위민스 오픈 관련 물품으로 가득하다. 머셀버러 올드코스에 사진으로 걸려 있던 최초의 골프 우승컵이 바로 R&A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지금의 우승컵 모양에 주렁주렁 메달을 달았다.

이외에도 디 오픈 우승자들이 사용하던 물건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디 오픈 우승컵(클라레 저그)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150이라는 숫자가 위에 깔린다. 

최초의 디 오픈 부상이었던 챌린지 벨트와 금메달도 함께 있다. 

이 벨트는 최근 타이거 우즈와 그의 아들 찰리 우즈가 출전한 PNC 챔피언십에서 구현하고 있다. 

디 오픈에서 아들과 아버지 모두가 우승한 윌리 파크 시니어와 주니어의 얼굴을 벨트(윌리 파크 트로피)에 새겨 우승자들에게 선사한다.

밖으로 나와 길을 따라 걸으면 코스가 나온다. 코스는 외부에서 봤을 때 경계의 구분이 모호하다. 평지이지만, 언듈레이션이 있다. 그린은 크다. 그린 적중률보다 퍼팅 수가 중요한 이유다. 홀은 길쭉하게 나 있다. 7번 홀부터 12번 홀까지는 바다와 가까워 해풍의 영향을 받는다.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8번 홀에서 티샷하는 로리 매킬로이(중앙 하단). [사진=R&A]

코스는 스코틀랜드 링크스의 표본이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는 짧고, 땅은 딱딱하다. 2라운드 종료 후 로리 매킬로이는 "공이 덜 튀는 로브 웨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벙커는 깊고 폭이 좁다. 김시우가 벙커에서 단박에 홀에 공을 넣었을 때도 1차 시도에서는 탈출하지 못했다. 러프는 무릎 높이다. 듬성듬성 위치한 수풀은 공이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 경기위원을 불러서 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 일쑤다.

날씨도 골퍼를 방해하는 요소다. 최악은 해풍과 비가 만날 때다. 기온이 뚝뚝 떨어진다. 반소매를 입고 있다가, 외투를 입어야 한다.

18번 홀에는 번에 걸쳐져 있는 스윌컨 브리지가 있다. 연습 라운드 때는 선수들도 사진 찍기 바쁘다. 한 조가 사진을 다 찍으면 다음 조가 기다렸다가 티샷을 한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디 오픈 챔피언십 2라운드 모자를 벗고 스윌컨 브리지를 건너는 타이거 우즈. [사진=R&A]

타이거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커트라인(합격선)을 넘지 못했다. 18번 홀 스윌컨 브리지를 건너며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갤러리의 환호에 한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가 골프의 성지라면 흔한 돌다리에 불과한 스윌컨 브리지는 골프의 상징이다.

이 다리 위에서 샘 스니드가 춤을 췄고, 아놀드 파머가 죽기 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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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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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멋진기사 소식 감사합니다
    건강히 다녀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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