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코로나로 인한 도시봉쇄 및 지역간 이동금지의 영향으로 위축된 자동차 소비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중국정부의 고육책이다. 자동차 소비 및 유통은 중국경제성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1년 중국자동차 소매판매액이 4조4000억 위안(약 855조원)으로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중 10%를 차지하는 품목이다. 2021년 기준 중국 자동차 보유량은 이미 3억대를 돌파해 전세계 가장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국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 러-우 사태 등 더욱 악화되는 대내외 리스크로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 대신 저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민은행 통계에 의하면, 지난 1∼5월 중국의 주민저축 증가액이 7조8600억 위안(약 1528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6% 증가했다. 그렇다면 전국 통일대시장 건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개념부터 정확히 살펴보자.
중국정부는 ‘입파병거(立破幷擧)’ 라는 사자성어로 전국통일 대시장의 개념을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사자성어의 나라로 그 숨은 뜻을 이해하고 분석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입파병거’는 통일된 원칙과 표준의 구축(立)과 잘못된 시장규칙 타파(破)를 함께 진행하겠다(幷擧)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통일 대시장의 중점업무를 크게 6개 방면에서 건설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을 입파병거의 관점에서 설명하면 5개의 입(立)과 1개의 파(破)로 나눌 수 있다. 즉 5개의 통일된 원칙과 표준을 구축하고, 1개의 잘못된 시장규칙을 타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5개의 입(立)을 전국 통일 자동차 대시장 건설을 예로 들어 분석해 보면 첫째,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장제도 및 규칙을 확립한다는 것으로 재산권 보호, 시장진입 및 공평한 경쟁, 사회신용제도의 완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중국 중고차 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방마다 다르게 존재했던 중고차 외지구매 차량제한 규정을 전국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이다. 2021년 기준 중국 중고차 거래량이 1759만 대로 전체 자동차 보유량의 6%에도 못 미치고 있는 상태로 관련 규제를 풀어 중고차 거래시장규모를 더욱 키우겠다는 것이다.
둘째, 시장 인프라의 통일된 표준을 수립해 유통물류 네트워크의 구축, 통일된 시장정보 교류채널 구축, 거래 플랫폼을 최적화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택단지, 주차장, 주유소, 고속도로 휴게소 등 지역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체계화하고 표준화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통일된 요소 및 자원시장을 조성한다는 것으로 도농간 통일된 토지 및 노동시장의 조성, 통일된 자본, 기술 및 데이터, 에너지 자원 시장거래 메커니즘 조성, 탄소배출권, 오염배출권 등 생태환경 시장 메커니즘 조성을 의미한다. 통일 자동차 대시장 건설에서는 녹색 저탄소경제 순환발전을 위해 친환경차 구매를 장려해 점차적으로 그 비중을 높여 나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넷째, 통일된 고품질의 상품 및 서비스 시장을 추진한다는 것으로 폐차·회수·처리 및 자동차 금융서비스 시장의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1개의 파(破)는 잘못되고 불공정한 시장경쟁 및 시장간섭행위를 철폐시켜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연했던 지방보호주의 및 지역장벽을 타파하고, 반독점 행위 및 부정당 경제행위에 대해 엄격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의 지방보호주의 혹은 지역텃세는 매우 심각할 정도였다. 지방정부의 관용차나 택시의 경우 베이징은 베이징현대, 상하이 및 지린성은 폭스바겐, 광둥성은 혼다 등 암묵적인 지방보호주의와 지역장벽이 존재해 왔다. 전국 통일 대시장 건설은 14·5 규획(2021~2025)의 핵심인 쌍순환 전략 중 하나인 국내 대순환(내수시장 확대)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책방향이다. 전국 통일 대시장 건설은 통일된 규범과 일원화된 관리감독 시스템으로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측면과 투명하고 안정된 시장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중국정책과 제도의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통일 대시장 건설이 자동차 산업을 기점으로 다른 세부 영역으로 더욱 본격화될 것이다. 따라서 향후 어떤 업종과 방식으로 확대될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에 따른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박승찬 필자 주요 이력
△중국 칭화대 경영전략박사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통상전문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