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중국...앞으로 10일간 폭염 지속 예상
11일 중국 관영 광명망,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기상대는 이날 중국 곳곳에서 낮 최고 기온이 35~38도에 달했고 국지적으로 40도를 넘는 곳도 있다고 예보했다. 실제 네이멍구 북서 지역, 산시(陝西)성 남부 지역, 황화이 남부 지역, 화남 지역, 서남 지역 등을 중심으로 35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졌으며, 특히 충칭, 저장성, 상하이 등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7~40도에 달했다.기상대는 앞으로 10일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10일에도 중국 31개 성(省) 가운데 18개 성의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에 달했었다. 특히 상하이의 경우 이날 오후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면서 기상 당국이 올해 처음으로 적색경보를 발동하기도 했다. 펑파이신문은 이날 상하이의 날씨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1873년 이후 40도를 기록하는 등 가장 이른 더위를 맞았으며, 역대 가장 빠르게 적색경보를 발동한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기상 경보 등급은 청색, 황색, 오렌지색, 적색 4개로 나뉘며 적색이 가장 심각한 수준을 나타낸다.
◆때 이른 폭염에 전력 소비량 급증·인플레 우려↑
중국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진 때 이른 '6월 폭염' 탓에 중국 내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력 회사인 국가전력망회사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국가전력망회사가 관장하는 지역의 최대 전력 수요가 8억4400만 킬로와트(㎾)까지 늘었다. 지난해 6월 최대 전력 수요가 약 5억㎾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중 북서지역과 화북지역의 전력 수요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81%, 3.21% 늘었다. 국가전력망회사는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6개 성·시·자치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안정세에 따른 생산시설 가동 정상화에 냉방기 사용까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다. 천쟈 인민대학교 국제통화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기업들은 그동안 밀린 주문을 소화하느라 올해 여름 생산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전력난에 크게 데인 중국은 '전력난 타개책'으로 전기 요금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윈난성, 닝샤회복자치구, 저장성, 후난성은 전력 소비가 많은 철강·시멘트·비철금속 생산업체들을 겨냥해 전기 요금을 인상했다. 구체적으로 후난성은 계약을 초과한 사용량에 대해 ㎾당 10위안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저장성도 최고 35%까지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전력난뿐만 아니라 폭염 여파로 농산물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진 세계 주요국과 달리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1월 이후 줄곧 2% 이내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유지됐지만 지난 4월부터 2%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해, 2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국의 올해 물가 통제선 3%와는 거리가 있지만, 안심할 순 없다. 올 초까지만 해도 0.9% 상승률을 보였던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돈육을 포함한 식품 및 유류제품 가격 등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6월 한 달 식품류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특히 과일(19%), 달걀(6.5%), 채소(3.7%) 가격의 오름폭이 가장 컸다.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고기 가격도 전월보다 2.9% 오르며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국 농산물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지난 1일 ㎏당 24.55위안으로 일주일 새 1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