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친숙한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과 같은 골프 모임이다.
이 모임은 홀의 지름을 4.25인치(108㎜)로 처음 만들었다.
13가지의 조항으로 이루어진 첫 골프 규칙도 이 모임을 통해 만들어졌다.
리스 링크스에서 활동하던 명예로운 에든버러 골퍼 모임은 과도한 모기지, 자금 남용 및 부채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빠졌다.
그래서 리스 링크스의 코스를 놔두고 클럽하우스 등을 매각했다. 재정이 안정되자, 머셀버러 올드코스를 두 번째 홈 코스로 삼았다.
이후 이곳에서 디 오픈 챔피언십이 6회 열렸다. 리스 링크스와 머셀버러 올드코스에 인구가 과밀 되자, 명예로운 에든버러 골퍼 모임은 다른 장소를 찾기 시작한다.
코스를 개장하면서 머셀버러 올드코스에서 개최하던 디 오픈 개최권을 뮤어필드로 가져왔다.
지난 149회 중 16회 개최했다. 첫 개최는 개장 1년 뒤인 1892년이다. 이후 2013년까지 주기적으로 개최됐다.
16회는 디 오픈 챔피언십 개최 수 전체 3위다. 1위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29회), 2위는 1860년 디 오픈을 처음 개최한 프레스트윅(24회)이다.
이곳에서 우승한 선수는 해럴드 힐튼, 해리 바든, 제임스 브레이드, 테드 레이, 월터 헤이건, 알프 페리, 헨리 코튼,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리 트레비노, 톰 왓슨, 닉 팔도, 어니 엘스, 필 미컬슨이다.
머셀버러에서 걸랜 쪽으로 해안 도로를 따라 14마일(22㎞)을 달리다 보면 뮤어필드가 나온다.
뮤어필드는 다른 골프장과 다르게 클럽하우스가 숨어있다. 철저하게 폐쇄적이다.
초입 도로에는 '사적인 공간이니 길로 진입하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서 있다.
길을 막은 가드에게 양해를 구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 차량도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구조다. 야외 주차장에는 장애가 있는 클럽 회원이 차에서 골프채를 내리고 있었다.
친절한 사람이었다. 클럽 회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사랑스러운 오후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입구로 가는 길에는 두 개의 숙소가 있다. 뮤어필드를 찾는 회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레스토랑 등이 갖춰져 있다. 이 두 곳 역시 숨어있다. 미로처럼 굽이굽이 길이나 문을 찾을 수도 없었다.
더 걸어가니 클럽하우스가 보였다. 철문은 굳게 닫혔다. 클럽하우스 벽에는 출입 금지 팻말이 붙어 있었다.
'회원과 초대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는 문구였다.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밖에 서 있었더니 보라색 뮤어필드 옷을 입은 관계자가 다가왔다.
상황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그는 친절하게도 일단 들어오라고 했다. 주위에 있던 회원에게는 "디 오픈 관련해서 온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 회원은 "우리를 찍지 말라"며 경고했다.
이어 그는 "클럽하우스에 프로샵이 있긴 하지만, 토요일인 오늘은 열지 않는다. 회원만이 뮤어필드 관련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래는 뮤어필드 관련 제품을 이곳에서 살 수 없었다. 뮤어필드 옆에 있는 걸랜 골프클럽에서 기념품을 팔았지만, 지금은 판매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되찾아온 듯하다.
나오는 길에 8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이곳에서 열리는 AIG 위민스 오픈 광고판을 볼 수 있었다.
뮤어필드에서의 첫 개최다. R&A 직원들은 벌써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AIG 위민스 오픈은 올해 46회를 맞이한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 우승은 6회다. 첫 우승은 2001년 박세리이고, 마지막 우승은 2017년 김인경이다. 무관은 무려 5년이다. 뮤어필드에서 무관 행진이 끊어지길 기대하며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