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심사 D-1...'침묵 깬' 이준석 '여론전' 시작

2022-07-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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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 상납 및 증거 인멸 교사' 의혹으로 오는 7일 당 윤리위원회 심사를 앞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금까지 발언을 자제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피했던 것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 '말·말·말'..."공격의 주체는 '윤핵관'"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MBC 라디오에서 자신에 대한 당내 공격의 주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의 시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후 혁신위원회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우크라이나에 간 것도 제가 사적인 일정으로 간 것처럼 공격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윤리위 징계 심의가 "빠르게 결론이 나야 한다"며 "더 이상 길어지면 이건 정국에 소용돌이 이런 게 아니라 정국이 전부 다 그냥 여기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저한테 주어진 게 품위유지 위반인데 넓게 해석이 가능하다"며 "소위 말하는 정치적으로 상대되는 사람이 있으면 우선 윤리위에 건 다음에 집요하게 공격한다. 사회적 이미지를 하락시킨 다음에 그걸 거꾸로 명분 삼아서 그러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핵관의 공세가 혁신위를 띄우고 공천권을 손보려고 하면서 시작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공천개혁안도 최고위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혁신위의 '사조직' 논란에 대해서는 "처음에 사조직이라고 비판했지만, 지금은 누가 이준석 사람인지 아무도 얘기를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꼽히는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한 것과 관련해선 "본인이 나오기 싫다는데 뭐라고 하겠느냐"며 "배 최고위원이 (혁신위에 대한) 사조직 비판을 필두해서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아니니 결론적으로 민망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인사를 거부하며 손을 내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 '고립무원'...'침묵의 시간'
 
그동안 이 대표는 당 윤리위를 전후로 행동 반경을 줄이고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공식석상에서도 발언하지 않는 등 침묵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벌인 지난 주말(2~3일)에도 두문불출했다.

이는 이 대표가 친윤계와의 갈등, 당내 분란 책임론 등으로 의견을 적극 밝히기 힘든 위치가 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20일 발언 유출 등을 이유로 자신이 주재하는 비공개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사안마다 공개 충돌했던 배 최고위원은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했다.

배 최고위원 측은 당초 회의 불참 배경을 지역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추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개인 신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렇지 않게 회의를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가교 역할을 했던 친윤계 박성민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중도 사퇴했다. 그의 중도사퇴는 개인적 사정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친윤계가 윤리위 징계를 계기로 이 대표에 대한 손절에 나섰다는 구설을 낳았다.

정계에서 이 대표와 오랜 앙숙으로 여겨지는 안철수 의원, 윤핵관의 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는 듯한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하네요"라며 "이제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거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간장'은 '간보는 안철수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앞 글자를 딴 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 4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간장' 발언으로 안 의원과 장 의원을 모욕했다면서 이 대표에 대한 징계청구서를 국민의힘에 전달했다.

지난달 지방선거 이후 줄곧 윤핵관과 갈등을 이어오던 이 대표는 안 의원, 장 의원, 배 최고위원과도 등지면서 당내 '고립무원' 상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좁혀오는 '포위망'...尹에게 손 내민 李?

'포위망'이 좁혀오자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손을 내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윤 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서울공항에 깜짝 방문했다.

지난 3일에는 "제가 역할을 맡으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문제를)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한 자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4일 KBS1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귀국하실 때 (이준석 대표가) 배웅나간 건 당연히 당대표가 해야 되는 도리라고 본다"며 "세상에 없는 건 없다. (극적인 화해 등) 뭐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지난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 측과 이 대표가 갈등했을 때는 "극적 화해가 아니라 그때는 대통령께서 끌어안아주셨다"며 "(이번에는) 글쎄"라고 표현했다.

한편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성진 전 아이카스트 대표에 대한 2차 접견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김 전 대표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는 조건으로 이 대표가 2013년부터 2년 동안 11차례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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