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인·태 경제프레임워크 참여, 韓클라우드 사업자에 기회"

2022-07-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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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KT클라우드 대표

국내 클라우드 시장 4조원 돌파…코로나19로 급성장

"美 CIA도 망 분리 클라우드 써"…CSAP 문제제기 일축

"과기부 중심으로 일관된 범정부 클라우드 정책 기대"

"KT클라우드 전략 방향은 AI·5G 집중, 강소기업 협력"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KT클라우드 대표) [사진=KT클라우드]

정부가 미국이 주축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해 공급망·디지털·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디지털 경제 협력과 무역 규범 관점에서 참여국 간 관계가 다시 정립될 전망이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KT클라우드 대표)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디지털 경제의 핵심 기반을 제공하는 한국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IPEF 참여가 큰 기회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국내 클라우드 업계 맏형 회사인 KT클라우드 수장으로서 구상 중인 주요 사업 계획과 시장 선도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

다음은 윤 회장과 일문일답.

-국내 클라우드 시장 현황과 전망을 어떻게 진단하나

"작년 협회 실태조사 자료 기준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1400여개인데 지난 3년간 연평균 11.1%씩 증가한 숫자다. 클라우드 기업 매출 규모도 3년간 16.4%씩 늘어 4조20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로 다양한 비대면 솔루션이 개발됐고 공공·금융기관 IT인프라가 레거시(Legacy)에서 클라우드로 전환된 영향이라고 본다. 작년부터 진행되는 공공클라우드 전환 사업도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도 패키지 소프트웨어(SW)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져 SaaS 영역에서 시장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해결이 시급한 클라우드 업계 현안과 협회의 해법은

"산업계 인력 부족과 클라우드 인력 양성 방안이 꾸준히 거론된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사업과 취업 연계 등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이 교육 수료자들이 취업 연계를 통해 현장에서 원하는 인력으로 활용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채용에 직접 연계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논의해 마련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협회는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체계화한 교육과정을 회원사와 함께 준비할 계획이다. 기존 재직자 대상 교육과정 등 추가 인력양성 방안도 필요하다."

-한국 IPEF 참여가 클라우드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한국 경제 전체로 보면 IPEF 참여는 '양날의 검'이지만 우리 같은 클라우드 사업자에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는 들어가지 못하는 지역이 많다. 동남아시아 쪽을 보면 중국 사업자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클라우드 시장을 잡고 있다. IPEF가 활성화하고 동남아 지역이 여기에 참여해 이 지역 국가에서 클라우드를 쓰기 시작할 때, 한국 공공클라우드 모델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타국 정부 전산화 사업을 잘 결합해 한국 클라우드 사업자와 진행한다면 (기회가 열릴 것이다)."

-정부 클라우드 산업 주무부처에 바라는 점이 있나

"협회는 정부와 회원사 간 소통을 돕고 회원사 권익을 증진하는 조력자이자 정부와 함께 산업 발전 방안을 도출하는 선도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무부처가 소통을 위해 산업계 목소리를 들을 준비를 해 주길 바란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마련되는 정책이 주무부처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통일성 있게 실현되면 좋겠다. 클라우드는 산업과 시장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할 경우 실제 기업의 입장을 고려하기 어려운 분야다. 관련 이해도가 높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한 소통 활성화와 시장 친화적 정책이 실행되길 기대한다."

-미국 정부와 기업이 한국 조달 시장에 요구되는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문제삼는데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제도는 국내 기업만 위하는 제도가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쓸 클라우드는 이 정도 보안규칙을 준수하라, 이 규칙이 기본 적용된다는 것을 클라우드 사업자가 보장하라는 취지로 운영되는 것이다. CSAP는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자뿐 아니라 SaaS 사업자도 받아야 한다. CSAP 이전에 공공기관이 도입하는 보안장비에 요구했던 공통평가기준(CC) 인증도 이걸 국내 CC 인증만 인정하다가 국제 CC 인증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긴 했지만 유지되고 있다. 다른 주요 국가에도 CSAP 같은 인증 제도가 있다."

-CSAP 인증 요건 중 '망 분리'와 같은 항목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AWS를 쓴다. 그런데 CIA는 AWS가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일반 기업 대상 공용 구역(public zone)을 쓰는 게 아니다. AWS가 따로 만든 CIA 전용 구역이 있다. 아키텍처는 (CIA 전용 구역이나 공용 구역이나) 동일한데 망은 분리돼 있다. AWS 엔지니어들 중에서도 이 구역 클라우드 인프라에는 어떤 인증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일부 엔지니어만 가서 운영 업무를 수행한다. 한국 정부는 이렇게 국가기관을 위한 클라우드를 제공하려면 망을 분리해 달라는 것이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KT클라우드 대표) [사진=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망 분리 요건을 데이터나 업무 중요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요구할 수 있지 않나

"대민 업무용 온라인 시스템은 시민들 개인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시스템과 연동이 필요할 수 있지 않나. 이런 것 말고 단순히 공공기관이 운영할 웹사이트용 시스템이고 국가 주요 정보시스템과 어떤 연동 지점도 없이 퍼블릭 네트워크(인터넷)에서 독자적으로 구축될 수 있다면 망 분리 제한을 받지 않는다. 지금도 행안부는 관련 고시에 따라 이런 시스템을 일반 클라우드에 써도 되느냐는 기관 문의를 받으면 심의를 하고 결과를 통보하게 돼 있다. 심의 결과에 따라 (CSAP를 받지 않은) 민간 클라우드, 다국적 기업 클라우드를 쓸 수 있다."

-하반기 진행되는 협회 중점 추진 사업을 알려 달라

"올해부터 반기별로 회원사 대상 '클라우드 기술세미나(가칭)'를 개최하고 금융 클라우드, 보안, 인공지능(AI)·드론 등 기술 융복합 등 주제를 선정해 정보 교류, 기술 공유, 활성화 전략을 공유한다. 학생·구직자 대상 '클라우드 취업연계 세미나(가칭)'를 열어 회원사들과 함께 산업 인력 부족 해소에 대응한다. 과기부와 정책 간담회를 공동 주관해 정책입안자, 산업·법률 전문가와 클라우드 규제 개선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 사업별 세부 계획은 협회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다음 주 실무진 회의를 통해 구체화할 예정이다."

-KT가 네이버·NHN 등과 협력하는 사업도 있을까

"국내에서 나름대로 유명한 SW기업들조차 아직 규모가 영세하다. 클라우드 사업자 인프라에서 주요 SW기업에서 만든 SaaS가 운영돼야 하는데 클라우드 인프라마다 3~6개월씩 걸리는 과금처리, 연동 작업을 해 줘야 한다. (협회 회의에서) KT, 네이버, NHN, 3사 이사들과 이걸 표준화하자고 했다. 영세하고 시간, 인력도 부족한 SaaS 솔루션 개발사들이 세 벌씩 개발하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쪽에 맞춰 개발해도 동시에 3사 클라우드에 올릴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을 올해 해보려고 한다."

-협회 차원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일부 클라우드 워싱(cloud washing) 문제로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에 부정적인 인식을 야기한 사례가 있다. 클라우드 워싱은 기업이 기존 정보시스템 환경에 맞춰 개발한 구축형 SW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갖다 놓고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주장하는 일종의 눈속임이다. 업계에서 잘못된 클라우드 관련 정보를 바로잡고 우호적인 흐름을 형성하기 위한 정보 전달에 힘쓸 필요가 있다. 협회 차원에서 기술 공유, 클라우드 관련 교육, 세미나, 콘퍼런스 등을 운영하고 인식 개선에 기여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해외 진출 계획이 있는 국내 중소기업은 정보, 네트워크,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진출 준비 시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진출 후 성공을 거둔 사례도 아직 드물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어려운 점을 덜어 주는 정부 지원(사업)이 많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실효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할 민·관 소통 채널이 필요하다. 협회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해외시장에 원활하게 진출해 해외 판로를 성공적으로 개척하도록 돕는 상생의 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회장으로서 각오 한 말씀 부탁한다

"어떤 산업협회든 비슷한데 보통 회원사 중 큰 회사가 '회장사'를 맡아 이름만 걸어 놓고 실제 활동은 협회 직원이 열심히 뛴다. (주요 사업 추진은) 산업을 잘 이해하는 분을 상근부회장으로 고용해서 한다. 그런데 클라우드산업협회는 상근부회장을 두기 어려워 (직책을) 없애기로 했다. 제가 한국에서 클라우드사업을 제일 오래 했으니까 바쁘지만 저를 많이 이용해 달라고 얘기한다. 회의도 직접 주재하고 있는데 회원사들이 함께 이익이 되는 방향을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람이 저니까 참석한 회원사분들도 만족할 것이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KT클라우드 대표) [사진=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구상 중인 KT클라우드의 산업선도·성장 전략은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자체 기술력을 확보한 스타트업과 강소기업 등 외부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AI 연산 자원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엔비디아 제품 대비 30~40% 싼 AMD 하드웨어를 도입해 GPU 서버 팜을 증설할 계획이다. 고객 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같은 연산 자원을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 최적화한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중인데 '파두(FADU)', '모레(Moreh)'라는 벤처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KT가 GPU 서버 팜 클라우드를 구축하게 된 계기는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조직 내부의 최대 문제는 (AI 모델) 학습시간이다. KT 융합기술원에서 AI 코어 엔진을 개발한 담당자조차 임원 만났다 하면 '(AI 모델 학습용) GPU 더 사 달라'고 요청하더라. KT 내부에서 클라우드 GPU 인프라 증설 속도를 보니까 매년 두 배씩 되는 걸 보면서 '이게 사업이 되겠다' 싶었다. 산업마다 특화 AI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이 나오는데 결국 (이들에게 필요한 AI 학습 인프라를 파는) 사업자가 돈을 벌 것이라고 봤다.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이라는 AI 클라우드 상품을 만들고 '이걸로 AWS 한 번 이겨보자'고 시작했다."

-다국적 기업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AWS 클라우드 개발자 수가 3000~4000명이라는 얘기가 있다. 우리나라 클라우드 3사 개발자 다 합쳐도 그런 규모가 안 된다. 한 회사가 (정공법으로) AWS 수준을 쫓아가는 건 안 된다. KT클라우드는 'AI 클라우드'와 '5G 클라우드'에 집중한다. 전국 최대 규모인 KT 콜센터를 AI화한 'AI콘택트센터(AICC)'를 만들었더니 과거에는 우리가 수주할 수 없던 콜센터 전체 구축 사업 기회가 생겼고 콜센터 인력 아웃소싱 사업으로 범위도 커졌다. 이렇게 작년 수주한 사업 규모만 1000억원대고 올해 2000억~25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AWS도 통신사업자와 협력해 5G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데

"미국에서 기업들은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을 구축해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려고 5G 상용화를 기다려 왔다. 그런데 당장 공용 5G망이 미흡하니까 기업이 소유한 건물과 공장에 자체 통신장비를 놓고 망을 운영하는 사설 5G 개념이 나왔다. 사설 5G 망 구축과 관리를 위한 서버를 임대하고 운영해 주는 5G 클라우드 시장이 열렸다. KT클라우드는 다년간 5G 망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운영하고 관리한 경험이 있어 이 분야에서 다른 국내·외 어떤 사업자에 견줘도 경쟁력이 있다. 국내뿐 아니라 앞으로 5년 내 글로벌 시장이 열릴 거라 보고 준비 중이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KT클라우드 대표)은

◆인적사항·학력
▷1963년생
▷한국항공대 전자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석사

◆경력
▷KT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부사장
▷KT IT부문장 전무
▷KTDS 사업인프라 총괄 전무
▷KT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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