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대륙의 두 번째 실수' 미니소, 이달 홍콩 증시 상장

2022-07-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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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소, 오는 13일 홍콩 증시 중복상장...약 1500억원 조달

시장 반응 미지근..."불확실성·톈치리튬 상장일 겹친 탓"

미니소 [사진=바이두 갈무리]

샤오미에 이어 '대륙의 두 번째 실수'라 불리는 중국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SPA 브랜드 '밍촹유핀(名創優品, 이하 미니소, NYSE: MNSO)이 오는 13일 홍콩행(行) 열차에 올라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만 해도 연매출 3조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미니소, 오는 13일 홍콩 증시 중복상장...약 1500억원 조달
30일 중국 증권매체 퉁화순차이징 등에 따르면 미니소가 전날(29일) 밤 홍콩 증시 상장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22~30홍콩달러 수준의 공모가로 4400만주를 발행, 13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니소 상장 주관사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하이퉁인터내셔널, USB은행 등이 참여한다. 
미니소는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이 아닌 중복상장을 할 계획이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와 홍콩 간 주식시장을 연결하는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어 투자자 저변이 넓어질 것이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니소는 앞서 2020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모두 관리를 받게 된다. 

미니소는 이번 중복상장으로 9억831만 홍콩달러(약 1494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조달한 자금은 산업망 최적화, 상품 연구·개발(R&D),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투입해 회사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계획이라고 미니소 측이 밝혔다.

중국 최대 IT그룹 텐센트(騰訊·텅쉰)의 거액 투자로 빠르게 발전한 미니소는 광저우를 거점으로 2013년 출범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 5000개가 넘는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3168개가 중국에서 영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니소는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생활용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경영 전략으로 공급망의 변혁을 통해 유통 분야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그 결과 출범 2년 만에 2015년 영업 수익이 50억 위안을 돌파, 2016년 영업 수익은 100억 위안으로 껑충 뛰었다.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설립 7년 만인 2020년 미니소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 6억 달러(약 68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4.4% 상승하면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 시가총액(시총)은 무려 70억 달러(약 9조원)를 훌쩍 넘었다.
 
시장 반응 미지근..."불확실성·톈치리튬 상장일 겹친 탓"
하지만 미니소의 홍콩 증시 상장에 대해서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일각에선 상장 첫날 고배를 마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같은 날 올해 '홍콩 증시 IPO 최대어'로 꼽히는 중국 대표 리튬이온배터리 기업인 천제리튬(天齊鋰業·이하 톈치리튬)이 상장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톈치리튬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톈치리튬은 중국 최대 리튬 재료 공급업체이자 세계 최대 리튬 추출업체로 리튬 제품 연구개발(R&D)·생산·판매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 탄산리튬 시장에서 5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LG화학과도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톈치리튬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5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13일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톈치리튬은 중국 리튬 업계 상장기업 중 A주와 H주(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두 번째 기업이 된다. 톈치리튬은 지난 2010년 중국 본토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이후 2018년 홍콩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당시 리튬 가격 급락 등 악재에 직면하면서 상장을 중단했다. 

이뿐만 아니다. 시장은 미니소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상장 후 탄탄대로만 걸을 줄 알았던 미니소는 잇달아 악재를 만났다. 상장 후 열흘 만에 '불량 매니큐어' 논란에 휩싸인 데다가, 초대형 경쟁자까지 등장한 것. 이후 뉴욕 증시 중국 상장기업 폐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덮치면서 미니소는 위기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미니소의 경우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다 보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 2019~2021회계연도 기간 미니소의 매출은 각각 93억9500만 위안, 89억7900만 위안, 90억7200만 위안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적자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19회계연도에만 해도 2억9100만 위안이었던 적자 규모는 2년 만에 7배 늘어난 것.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다행히 해외 사업 성장, 중국 본토 내수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실제 2022회계연도 3분기(2022년 1분기) 미니소의 매출은 23억41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 증가했고, 순익도 늘었다.

하지만 좋은 날은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 3월 말부터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중국 당국이 잇달아 도시를 봉쇄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미니소 측은 그 여파가 올해 상반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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