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세계 속으로 ①] 손태승 회장 이번엔 미주로…발로 뛰는 우리금융

2022-06-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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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미주로 IR(투자설명회) 투어를 떠났다. 지난달 17일 2박 3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다녀온 지 약 한 달 만이다.
 
2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번 투자설명회는 지난달 싱가포르 일정과 마찬가지로 미국 소재 대형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손 회장은 거시경제 현황과 우리금융이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달성한 재무적 성과,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와 디지털 분야의 비재무적 성과를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의 중장기 비전과 주주 친화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놓고 기관투자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이번 일정 역시 발로 뛰는 ‘대면 소통’을 강조해 온 손 회장 뜻에 따라 이뤄졌다. 민영화에 따른 익스포저 허용 한도 확대, 최대 실적 경신, 금리 상승기에 최적화된 자산구조 등으로 고조된 분위기를 적극적인 IR 활동으로 외국인 주주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그룹 자본건전성을 높인 데 이어 완전 민영화 숙원도 이뤄낸 상태다.

금리 상승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에 우리금융이 최고 수혜주로 꼽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2분기엔 지난 1분기에 이어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간 순이익 3조원 진입도 내다보고 있다. 타 금융지주 대비 은행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종전에는 약점으로 지적돼 왔으니 금리 상승기에는 장점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 및 채권금리 급등에도 수수료이익은 견조한 가운데 타 시중은행 대비 유가증권 손익 영향이 크지 않아 비이자이익 감소도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2.9% 증가한 2조933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원화대출이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분기 순이자마진(NIM)도 전 분기 대비 8bp(1bp=0.01%포인트)나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양호한 자산건전성에도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했음에도 연간 NIM 21bp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간 대면 IR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손 회장은 그동안 직접적인 IR 소통을 강조해왔다. 투자자들과 스킨십을 하면 당장 투자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우리금융에 대한 관심을 더 늘려가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손 회장의 경험에서 우러난 철학이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에 취임하기 전 LA지점장, 글로벌사업본부장, 글로벌그룹장을 역임한 데다 실무자 때도 IR를 담당했기 때문에 해외 IR에 대해선 잔뼈가 굵다.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라 통역 없이 프레젠테이션과 미팅을 소화해 투자자들의 미팅 수요도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외국인 지분율 40%대로 ‘우뚝’

[표=아주경제 그래픽팀]

실제 최고경영자(CEO)인 손 회장이 직접 소통에 나섰을 때 효과는 상당하다. 올해 들어 우리금융 주가는 외국인 지분율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지면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당시 3년 동안 27%에 머물렀던 우리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30%까지 뛰었으며 올해는 6개월 만에 40%대로 올라섰다.
 
특히 손 회장이 싱가포르 IR 투어를 다녀온 후 급격히 증가했다. 싱가포르는 모건스탠리, JP모건, UBS 등 세계적인 금융사들의 아시아 섹터 운용본부가 몰려 있는 곳이다. 손 회장은 싱가포르 투어 당시 기관투자자들과 건건이 개별 약속을 정해 정성 들여 만난 바 있다. 

지난 4월 35%대였던 외국인 투자 비율은 5월 17일 36.27%로 높아지더니 지난 17일 한 달 만에 40.07%로 비중이 확대됐다. 한화생명이 보유 중이던 우리금융 지분 2300만주 전량을 지난 17일 시간외거래를 통해 3000억원에 매도했는데 이 지분은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넘어갔다. 당일에만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2992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이에 따라 우리금융 외국인 지분율은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투자 안목이 높은 글로벌 ‘큰손’들이 우리금융지주 지분 확대를 주도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최근 6개월간 우리지주 지분을 매입한 외국인 투자자 목록을 살펴보면 대형 국부펀드,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주를 이룬다. 기존에 지분을 확보하고 있던 기관들도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에 따른 투자 허용 한도가 커지면서 주식을 추가로 매집해 한도를 꽉 채웠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주요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의 편집 비중이 확대됐다. 

우리금융 측은 “최근 주가 상승은 이익 개선 폭이 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자산 건전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된 데다 ESG와 디지털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점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 하반기 유럽, 홍콩 IR 투어에 이어 내년엔 신규 투자자 발굴을 위해 호주와 같은 미개척 지역 IR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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