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與 내홍 속 혁신위 띄웠지만...벼랑 끝 선 '이준석 퇴로' 더 막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악수를 청하는 배현진 최고위원 손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를 다음 달 7일 이 대표의 추가 소명을 들은 뒤 심의·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을 2주 뒤로 미룬 셈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리위는 지난 22일 국회 본관에서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약 5시간에 걸쳐 심야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해 '증거 인멸' 의혹이 제기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는 개시하되 '증거 인멸 교사' 의혹이 제기된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심의 절차는 다음 달 7일로 미루기로 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 결과를 두고 "기우제식 징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와 인터뷰하면서 "2주 사이에 (윤리위가) 참고할 만한 게 나오길 기대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리위 결과와는 별개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혁신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혁신위를 통해 위기론을 돌파해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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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혁신위 활동을 통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서 확실하게 의회에서도 다수가 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닦는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재형 혁신위원장도 이날 "우리 당은 지난 대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및 지선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후년 총선을 대비해 당 혁신과 개혁을 가속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가 이 대표의 방패막이가 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리위가 징계 의결을 다음 달로 미뤘지만 징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고, 혁신위가 발표하는 혁신안은 차기 지도부에 의해 뒤집힐 수도 있어서다.

혁신위 출범 첫날부터 잡음이 나온 것도 변수다. 최고위에 참석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배현진 최고위원과 이 대표는 배 위원의 혁신위원 추천 과정을 두고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신경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