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중국 경제가 둔화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경제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실제 최근 발표된 주택 판매 지표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아파트와 주택 판매를 추적하는 공식 수치가 11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1990년대 헌법에 사유 재산 보호를 명문화한 이후 최장기간 연속 감소한 것이다.
루팅 노무라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블룸버그에 "사상 최악의 부동산 하락세"라며,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폭은 중국 부동산 시장 둔화로 중국 철강, 구리 수요가 감소해 글로벌 상품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2008년, 2014년 수준을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25~30%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그런데 코로나 봉쇄, 부채 단속 등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었다. 경기 둔화세가 두드러지자 중국 당국은 최근 수개월에 걸쳐 부진한 주택 판매를 진작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왔다. 100여개 도시들이 주택 구매제한령 완화, 보조금 지급,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자녀 1명 이상의 가구에 대한 우대 등 각종 부동산 시장 지원책을 쏟아낸 것.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쉽사리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방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면서 올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 봉쇄로 아파트·주택 가격 하락폭이 2021년보다 크다고 짚었다. 특히 주택 구매 심리가 여전히 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소득 감소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5월 중국의 부동산 판매 면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 금액도 작년보다 31.5% 줄었다. 부동산 침체가 올해 경제성장률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최소 1.4%포인트(p) 깎아 먹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른 성장률 하락폭 전망치(1.6%포인트)보다 불과 0.2%포인트 작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이 당초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5% 안팎)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최악의 경우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봉쇄가 절정에 달한 4~5월 충격으로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아파트·주택 투자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11%인데 2030년에는 그 비중이 7%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프라·공장 투자 등 다른 부문 투자가 아파트·주택 투자 감소의 공백을 메울 정도로 빠르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아파트·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금융위기를 만약 피할 수 있더라도 관련 투자가 줄어든 탓에 2030년 GDP 평균 성장률은 약 4%로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롤랜드 라자 로위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중국이 미국에 대해 의미 있는 경제적 우위를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라며 "이는 세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