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역대 기재부 장관 5명을 초청해 ‘새 정부에 바라는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가졌다. 전임 장관들은 새 정부가 법인세, 연금, 노동, 교육, 재정 등에서 대대적 변화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윤증현 전 장관은 우리 경제 상황을 저성장, 고실업, 양극화, 사회갈등이 심각해진 총체적 위기라 진단했다. 그는 “국내외적으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린 상황에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더해져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됐다”며 “물가상승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고, 금리·환율·물가의 3고 현상, 재정·무역 분야의 쌍둥이적자,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가격 폭등까지 이어지고 있어 새 정부는 ‘물가안정’과 ‘경기침체 가능성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만수 전 장관은 새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통한 세수 증대를 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통계를 보면 세율을 내릴수록 세입이 늘어났기 때문에 세율 인하는 장기적으로 증세 정책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법인세 수준은 투자 결정의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경쟁국 수준과 형평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완 전 장관은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투표 시행을 제시했다.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더 걷는 방향의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다. 그는 “대다수 선진국은 코로나19가 진정된 후 재정이 정상궤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그 속도도 빠르다”며 “복지 지출과 지방 이전 등 의무지출 비중도 갈수록 높아져 과감한 구조개혁 없이는 부채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2025년으로 미룬 재정준칙을 앞당겨 시행하고, 선출직 정치인 등이 재정준칙을 우회하거나 완화할 수 없게 금융통화위원회에 버금가는 ‘국가재정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포퓰리즘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 확대 등 과감한 부동산 대책 △정부의 ‘퍼주기’ 지출 폐지 △노동개혁 추진 △성과로 이어지는 규제개혁 △사회보험(공적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의 장기적 재정안정 등 다섯 가지 방안을 꺼내들었다.
박 전 장관은 일자리 창출의 해법이 민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개혁과 노사관계 선진화 등이 민간 일자리 창출에 실질적 효과를 가져다주면서 비용도 적게 든다는 판단이다.
그는 “한국의 GDP 대비 적극적 노동시장정책(ALMP) 예산 비중은 OECD 하위권이나, 재정으로 직접 창출하는 일자리 사업예산은 선두권”이라며 “재정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연명용 산소마스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는 “새 정부 경제팀은 정책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상황을 읽어내야 한다”면서 “경제 정책의 두 가지 중심축인 ‘혁신’과 ‘형평’을 바탕으로 정책 일관성 유지, 말 없는 다수의 장기적 편익 우선, 경제팀의 역할 분담과 명확한 책임 소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국제 경제는 글로벌리즘의 퇴조, 미·중 경제·기술 경쟁 심화, 경제적 다자주의보다 가치공유에 따른 새로운 경제동맹 모색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타깝게도 귀하들의 말씀을 알아 먹을 인물이 현 정부, 굥 정부에는 없는 듯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