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위기 공공배달] 빅3에 밀려 초토화된 공공배달앱...돌파구는 없나

2022-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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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내세운 공공배달앱, 이용률·거래액 '저조' 외면 여전

수수료 낮췄지만 지자체 예산 의존 한계

"민간 투자 확대 및 합동 운영 대안 필요해"

경기도 공공 배달앱 '배달 특급' 앱 화면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외치며 야심 차게 내놓은 공공배달앱들이 존폐위기에 놓였다. 국내 대형 배달플랫폼들의 아성에 밀려 존재 자체를 모르는 시민과 소상공인도 적지 않다. 업계는 공공배달앱이 위기를 떨쳐내기 위해선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과 함께하는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9월 13∼23일 20대 이상 60대 이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공공 배달앱을 이용해봤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8.5%에 그쳤다.

공공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해당 앱이 있는지 몰라서(42.9%)’, ‘별도 앱을 설치하고 가입하는 과정이 번거로워서(20.9%)’, ‘주문 가능한 매장이 한정적이어서(20.2%)’ 등이 꼽혔다.

실제 공공배달앱은 저렴한 수수료 및 혜택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와 같은 대형 민간 플랫폼들이 다양한 프로모션과 서비스를 선보여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것과 달리 공공배달앱은 ‘낮은 중개 수수료율’만 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개 수수료가 낮다고 해서 이용자들이 주문하는 음식값에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대형 민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마케팅 프로모션이나 적립금 혜택이 더 크다는 소비자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입점 가맹점 수도 민간 배달플랫폼 대비 현저히 적다는 점도 한계다. 특히 포스(POS·판매 시점 정보 관리) 기기 통합 문제로 대형 프랜차이즈는 거의 입점이 되지 않은 상태다. 가맹점주의 사용 편의성을 위해 포스 통합이 필요하지만, 통합을 위해선 주문 건당 수수료가 붙어 예산이 적은 공공배달앱들에겐 이마저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영등포에서 배달 전문 업체를 운영 중인 A씨는 “공공배달앱이 수수료가 낮다고 하지만 하루 평균 주문이 1~2개 들어올까 말까 하고, 앱 내 메뉴 수정 등의 기능들이 너무 불편하다”면서 “서비스 관련 문의를 해도 서비스 관리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3~4시간 지난 뒤에나 겨우 연락이 닿아 사용하기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배달앱은 홍보·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다. 각 지자체에서 운영 예산을 관리하다 보니 추가 예산 확보나 집행이 쉽지 않은 탓이다.

보통 공공배달앱의 실질적인 앱 운영과 가맹점 모집 등은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민간 업체가 진행하고 지자체는 앱 운영 예산 및 마케팅·홍보 등을 지원한다.

결국 사업 효율성 등의 문제로 민간 업체가 서비스 운영 등을 중도 포기하는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익산시는 효율성 부족 이유로 공공배달앱 구축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서울시와 천안 등에서 서비스하던 허니비즈의 ‘띵동’ 역시 현재 서비스가 멈춰있는 상태다. 여수의 ‘씽씽여수’도 위탁 민간 업체가 운영난에 시달리다 10개월 만에 손을 떼고 나왔다.

전문가들은 공공배달앱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는 “공공배달앱들은 정부 산하 기관처럼 운영되다 보니,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없어 민간 업체 대비 투입되는 시스템이나 인적 자원이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적은 정부 예산에만 의존하기보단, 민간 자본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지자체별 운영 방식이나 예산 규모가 달라지는 것도 서비스 지속의 문제”라며 “공공성은 유지하되 민간 투자의 길을 열어 운영 과정에서 나름의 독립적 경영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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