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님 말고"식 ​불성실공시 상장사 투자자 요주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거래정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거래 정지 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되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건수는 47건에서 올해는 23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가증권 상장기업은 작년 6건에서 올해 11건으로 증가했다.

 
불성실공시법인 건수가 감소한 것은 한국거래소가 2020년 하반기부터 실시한 중소상장법인 대상 공시체계 구축 컨설팅이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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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거래소에서 벌점을 받은 코스닥 기업은 37개로 집계되며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누적 벌점 8점 이상인 불성실공시법인 12개사 중 6개사가 거래정지 중이어서 벌점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 디아크가 누적 벌점 13점으로 가장 높았고, 매직마이크로와 디와이디가 각각 누적 벌점 10점으로 뒤를 이었다. 디아크는 누적 벌점 13점으로 거래정지인 15점에 2점 모자란다. 지난해 3월 24일부터 2020사업연도 감사의견에 대한 ‘의견거절’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매직마이크로도 공시불이행과 공시번복 등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작년 1월 19일부터 거래가 정지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어 안트로젠(9점), 디지캡(9점), 피에스엠씨(9점), 에디슨EV(9점), 엔투텍(9점) 등도 9점대를 기록하며 거래정지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 특히 에디슨EV는 3월 30일부터 거래정지 상태다. 이 밖에도 에스디시스템(8.5점), 스튜디오산타클로스와 휴먼엔 등이 각각 8점으로 높은 수준이며 에스디시스템과 이즈미디어, 비디아이도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공시 규정을 위반한 상장법인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한 뒤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받는다. 위반 동기와 투자자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해 고의가 인정되면 6~10점까지 점수가 부과되는 만큼 벌점 고득점 기업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만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 심각성에 따라 최대 14점도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불성실공시법인은 회사 내부적으로 공시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고, 일부 악의적인 공시 위반도 지속되고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상장사 IR담당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주가 부양 또는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공시를 위반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이를 악용해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사례도 있다”며 “이와 별개로 영세한 기업들은 공시를 전담하는 담당자를 별도로 채용하기보다 한 사람이 다른 업무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허점이 자주 노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책임 있는 기업공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당국의 제재뿐 아니라 기업 내부적으로 공시 전문 인력을 확보해 체계적인 공시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규제 당국의 제재뿐 아니라 기업 내부의 공시 전문 인력 확보와 공시담당자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을 강화해 성실한 공시가 이루어지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