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하스는 중국의 대표 사무용 가구 회사인 행린가구(Henglin Home Furnishing Co.,Ltd)가 홍콩에 설립한 투자 법인인 팬시홈즈 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이하 팬시홈즈)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행린가구는 바디프랜드 전직 임원인 김모씨가 안마의자 기술과 디자인을 유출했다고 지목된 중국 기업이다. 경찰은 최근 중국 행린가구에 바디프랜드의 기술을 유출한 의혹을 받는 김모씨를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 사용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행린가구는 지난 2018년 홍콩에 투자 회사인 팬시홈즈를 설립했다. 이듬해인 2019년 7월 이 회사를 통해 행린 가구의 한국 법인인 누하스를 세운 바 있다.
본지가 입수한 팬시홈즈의 법인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8년 설립 후 4년간 홍콩 내 주소지를 두 차례 변경했다. 현재는 홍콩 침사추이 지역에 위치한 미러타워(Mirror Tower) LG1 UNIT2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법인 서류의 내용과 달리 팬시홈즈는 등록 주소지에서 실제 영업을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주소에는 대신 SBS NOMINEE라는 경영컨설팅 업체가 입주해 있었다. 해당 주소지에는 팬시홈즈 외에도 수십여 개의 다른 회사들이 서류상 회사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팬시홈즈가 SBS NOMINEE에 주소지만 빌려 등록한 물리적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누하스 관계자는 “중국 회사가 자국 영토 내에서 법인을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중국 모회사와 관련한 부분이라 답변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홍콩은 한국과 달리 페이퍼컴퍼니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고 불법 역시 아니라면서도 중국 제조기업의 홍콩 법인 설립에는 다양한 포석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법 전문 변호사는 “홍콩에서 페이퍼컴퍼니는 합법”이라면서도 “홍콩 법인 설립은 절차가 간편하고 낮은 세율로 세금 감면 효과도 상당해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홍콩은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중국, 한국 등 일부 기업들이 홍콩에 주소만 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비자금 조성을 하거나 국제 사법망의 자금 추적을 피하는 용도로 악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