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LO는 고성능 카메라를 포함해 다양한 관측·실험 장비를 탑재한 달 궤도선으로, 내년 1월부터 1년간 달 주위를 돌며 다양한 과학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달 궤도선 임무 중에는 BTS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달에서 지구로 전송하는 우주 인터넷 시험도 예정되어 있어 팬들 관심을 끌고 있다.
◆8월 1일 한국 최초 달 궤도선 쏘아 올린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한국 달 궤도선은 오는 8월 1일 오전 8시 35분(현지시간 7월 31일 오후 11시 35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발사 후 달 궤도선은 태양과 지구 등 주변 천제 중력을 활용해 달 궤도에 접근하는 달 궤도 전이방식(BLT/WSB)을 활용해 달로 향한다. 발사 이후 비행 궤도는 모두 한국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발사 후 4개월에 걸쳐 달에 접근해 올해 12월 16일부터 속도를 점차 낮추면서 타원형으로 달을 5바퀴 돈 후 달 고도 100㎞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내년 1월 1일 목표로 한 궤도에 도착한 뒤 한 달간 시운전을 거쳐 내년 12월까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후 남은 연료량에 따라 추가 임무를 이어갈 방침이다.
원래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직접 전이 방식 기준 통상 4~5일 정도다. 미국 아폴로 달 탐사선도 이렇게 달에 갔다. 하지만 직접 전이 방식은 연료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어 달 궤도선을 오래 운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달 궤도선 중량 증가를 고려해 직접 전이 방식 대신 주변 천체 중력 특성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 달까지 비행하는 달 궤도 전이방식을 최종 도입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드문 사례로, 기술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달 궤도선 발사는 과기정통부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약 7년간 진행해온 우주 사업이다. 항우연이 총괄해 달 궤도선 본체를 만들고, 국내 대학·연구기관과 미국 NASA가 카메라를 포함한 6개 탑재체를 공동 개발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NASA와 협력한 부분이 눈에 띈다. 한국은 달 궤도선에 NASA 관측용 '섀도 캠'을 탑재해주고, NASA는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항행 기술, 달 궤도선과 통신 등을 지원하는 협력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NASA는 적은 비용으로 달 관측 자료를 얻고, 한국은 적은 리스크로 달까지 항행하는 기술과 운영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또 항우연은 2단계 달 착륙 탐사를 위한 선행 연구로 △심우주 인터넷 프로토콜 설계 △착륙장치 설계와 착륙기술 개발 △달 탐사 로버와 원자력전지 등 달 착륙선 관련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달 궤도선 발사는 당초 2020년 12월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무게 증가를 이유로 2022년 8월 발사로 연기됐다. 관련 예산도 1978억원에서 355억원을 증액해 총 2333억원을 투입했다. 달 궤도선 총무게는 678㎏이며, 가로 2.14m, 길이 1.82m, 높이 2.29m 크기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달 궤도선 발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마지막으로 우주환경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5월까지 발사장 이송을 위한 최종 마무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7월 초 미국 플로리다 발사장으로 이송되어 발사 준비를 마친 후 8월 중 발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 궤도선은 국내에서 개발한 5개 탑재체와 NASA가 개발한 1개 탑재체로 달 100㎞ 상공 원궤도에서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탑재체란 카메라, 측정기, 센서 등 과학 탐사를 위해 탑재된 다양한 장비를 말한다.
이를 토대로 달 궤도선은 크게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한다. 첫째로 달 궤도선의 카메라로 달 표면 사진을 촬영해 향후 진행될 달 착륙선 계획에 적합한 후보지를 찾을 계획이다. 둘째로 달에 대한 과학 연구를 진행한다. 자기장, 방사선 등을 관측하고, 달 표면의 티타늄 분포지도와 원소지도 등을 작성할 예정이다. 셋째로 우주 인터넷 기술의 가능성을 검증한다. 우주에선 지구와 달리 인터넷 통신이 수시로 끊어지는데,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지 검증한다.
구체적으로 달 궤도선은 나사의 섀도 캠을 활용해 달의 '영구음영(햇빛이 닿지 않는 장소)' 지역을 관찰할 계획이다. 달의 축은 기울어진 지구와 달리 직각으로 서 있어 극지에 파인 크레이터에는 태양 빛이 영원히 도달하지 못한다. 영하 200도 이하인 영구음영 지역에 있는 얼어붙은 물·메탄·암모니아 등 성분을 연구하고 달의 지질학적 역사를 파악할 계획이다.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이 만든 △고해상도 카메라 △편광 카메라 △감마선 분광기 △자기장 측정기 △우주 인터넷 장비를 활용한 실험도 진행한다. 항우연은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해 달 착륙선 착륙 후보지를 찾고, 천문연구원은 편광 카메라로 달 표면 반사파를 분석하고 고에너지 우주 입자에 의한 풍화 상태를 확인한다. 지질자원연구원과 경희대는 감마선 분광기와 자기장 측정기로 달 자기장과 희토류 원소를 파악할 계획이다.
ETRI는 우주 인터넷 장비를 활용해 달에서도 위성이나 탐사용 로봇을 연결하는 무선 인터넷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지 테스트한다. 이를 위해 BTS에게 허락을 받아 다이너마이트 노래를 달 궤도선에 담아 보낸 뒤 지구로 전송하는 시험을 진행한다. 이 밖에 달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도 지구로 전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ETRI에 따르면 지구와 달 사이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 아무리 빨라도 최소 1.281초의 지연이 일어난다. 거리가 워낙 멀어 신호가 제대로 도착할 가능성도 작다. 때문에 우주 인터넷을 구현하려면 중간에 신호를 받아 이를 증폭하고 다시 보내주는 '노드(연결점)'가 필요하다. 이를 ETRI는 행성 간 우주 인터넷을 구현하기 위한 노드 기술을 개발하고 이번 달 궤도선에 탑재했다. 이를 토대로 가상 착륙선과 달 궤도선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는 실험도 진행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국 최초 달 탐사선인 달 궤도선이 올해 8월 발사될 예정이다. 달 궤도선이 무사히 달에 도착해 한국의 우주 탐사가 성공적으로 시작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며 "2030년 완성을 목표로 달 착륙선 사업을 추진해 달 표면에서 다양한 관측과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