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대내외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퍼펙트 스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3.3원 오른 달러당 1288.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은 2009년 7월 14일(1293원)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다.
13일에도 환율은 장중 1291.0원까지 치솟으며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미국의 긴축정책,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일각에선 달러당 1300원 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을 뚫은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원)이 마지막이다.
4월 물가는 전월(4.1%) 수준을 상당 폭 상회한 4.8%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 등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작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ING는 한은이 물가 대응을 위해 5·7·12월 금통위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연말 기준금리는 현행 1.50%에서 2.25%까지 상승하게 된다.
미국 '빅 스텝'도 한은으로 하여금 기준금리 인상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미국이 공격적인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한국(1.50%)과 미국(0.75∼1.00%) 간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줄었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원·달러 환율과 물가 상승세가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통해 역전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출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코로나 여파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물가 상승과 각국의 통화정책 대응으로 인해 금융·외환시장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무역수지 적자 전환과 실물 경제 둔화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