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급한 불 꺼도 곧이어 'S공포' 몰아닥친다
12일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정권 출범 21일 만에 치러지는 만큼 집권 초반 정국의 향배를 좌우할 풍향계로 평가된다. 이날 기준 여당인 국민의힘은 109석, 야당인 민주당은 168석이다. 여당은 절대적인 수적 열세다.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 통과시키기도 어려운 구도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9월 정기국회부터 10월 국정감사, 11~12월 예산 정국까지 임기 초반부터 국정운영 경색이 불가피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안정론'을 들고 반드시 승리해 정권 초기 국정 동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은 하반기 물가 인상을 주도할 복병으로 거론된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8.4% 인상됐다. 전기요금은 지난달 ㎾h당 모두 6.9원 올랐다. 여기에 가스요금은 7월과 10월, 전기요금은 10월에 추가 인상이 계획돼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면서 하반기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을 예고하고 있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포문 여는 전세대란···4류 정치는 경제 '毒'
오는 8월 '임대차 3법' 2년을 맞아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면서 생길 '전세대란' 난관도 해결해야 한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민간임대주택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순차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다 쓴 가구가 시장에 나오면 전세대란은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전월세 매물은 감소세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4만1695건으로, 한달 전(4만2193건)보다 약 1.2%(498건) 감소했다.
9월 초 추석 물가 잡기도 신경 써야 한다. 물가는 상승하는데 경기마저 침체 분위기라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드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긴축으로 돌아서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완화정책을 지속하면 물가 폭등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경제의 또 다른 변수는 '정치'다.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시작으로, 국정감사, 예산 국회 등 '정치의 시간'이 다가온다. 여야가 정쟁에 매몰될 경우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가 줄줄이 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야(巨野)에 손발이 묶인 윤석열 정부가 집권 1년차 때 '절름발이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터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력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김종석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규제 완화, 유통망 효율화, 임금상승 억제 등 내부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해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악재가 계속 예정돼 있는데 심리전 수준의 물가안정 정책을 펴야 한다"며 "재정 확대를 하더라도 손실보장이나 저소득층 생활 안정 지원 등 수요를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