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1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대부분이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악재가 계속된 탓이다.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정도만 웃고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 6곳을 대상으로 1분기 통합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총 14조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50억원으로 16.4% 줄었다.
대우건설도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다. 1분기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2조2495억원, 영업이익은 221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기저효과로 소폭(3.5%) 줄었다.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을 주택건축 부문에서 올려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현대건설은 올 1분기 매출액 4조1453억원, 영업이익 17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 14.06%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1분기 신규 수주액은 8조9430억원으로 30.4%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공사 등 주요 해외 현장 공정이 하반기에 집중된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율이 90.4%에서 91.0%로 인상되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면서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 하나드림타운 신축공사, 싱가포르 오피스타워 2단계 공사 등 굵직한 사업 수주로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매출액 2조3759억원, 영업이익 15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하락한 배경에는 지난해 주택 부문에서 분양 물량(약 2만6800가구) 외에도 선착공 물량이 약 1만가구에 달하면서 원가율 산정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DL이앤씨 역시 자회사 DL건설의 실적 부진으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88%, 37.05% 줄어든 1조5147억원, 1257억원을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관련 손실비용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1년 만에 영업이익이 42.5%나 하락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한 7317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업계는 올 2분기부터는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했던 단지들이 순차적으로 풀리고, 건설 인프라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통한 공급 정책이 민간 건설사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해외 사업까지 회복되면 하반기부터는 외형은 물론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