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종합·부문검사 6년간 11번…횡령 눈치 못 챈 금융당국

2022-05-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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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에서 614억원 횡령 사건이 진행된 6년여 기간 동안 금융감독원이 해당 은행을 상대로 총 11차례에 걸쳐 검사에 나섰으나 횡령 정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에 대해 일반은행검사국, 기획검사국, 은행리스크업무실, 외환감독국, 금융서비스개선국, 연금금융실 등이 동원돼 11차례 종합 및 부문 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총 11차례 검사에서 부동산개발금융(PF대출) 심사 소홀로 인한 부실 초래, 금융실명거래 확인 의무 위반 등을 적발하는 수준에 그쳤다.

앞서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직원 A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특별관리계좌 예치금 중 614억5214만6000원을 개인계좌로 인출했다. 

실제 지난 2013년 종합검사가 예정돼 있던 우리은행은 민영화와 매각설로 연기됐고, 2014년에는 검사 범위가 축소된 종합실태평가로 변경됐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도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 종합검사가 진행됐으나 이번 사건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감독당국은 기본 검사 시스템에 따라 샘플링을 해보는 만큼 은행 내부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를 찾아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부문검사의 경우 명확하게 검사 분야를 한정하기 때문에 다른 부문의 문제를 찾아낼 수는 없고, 이번 사안처럼 횡령 직원이 고의로 서류 등을 조작해 문제를 은폐하려 할 경우 발견하기 더욱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우리은행 고액 횡령사건에 따른 금융당국의 '검사 무용론'이 불거지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기존의 검사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원장은 지난달 29일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왜 감독을 통해 밝혀지지 못했느냐 부분도 같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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