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AI)의 새로운 활용 방법과 ESG 경영 고도화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이코노믹데일리 산업포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산업계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기업과 정부가 AI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과 전략적 대응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축사에서 "세계 강국과 나란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경쟁을 이끌어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있다"라며 "AI는 이미 주변에서 일상화되고 있고 앞으로 글로벌 경제 및 사회에 상상 이상의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위원으로서 이번 포럼 주제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소상공인 기업 등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소외되지 않는 정책을 모색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대한상의 조사 결과 기업 61%는 우리 기업의 디지털 전환 대응이 미흡하다고 답변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 축적과 디지털 기술 활용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국내 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해법이나 방향을 찾아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가상현실과 메타버스 등 기술 발달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우리 삶을 속도감 있게 변화시키고 있다"라며 "이러한 혁신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이 자리가 한국 신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 "ESG가 4차 산업혁명 핵심...의미 재정립해야"
이날 행사는 기조 강연과 3개의 주제 강연으로 진행됐다. 기조 강연에 나선 문형남 대한경영학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기존 용어의 의미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2대 메가 트렌드로 'ESG'와 '메타버스'를 꼽았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이 두 가지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ESG의 의미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기존 매체와 서적에서는 대부분 'ESG 경영'을 기업에 한정하고 있다"라며 "ESG는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ESG는 지금까지 기업의 비(非)재무구조에 대한 평가 요소로 활용돼왔다. 각각 환경(E)·사회(S)·지배구조(G) 영역을 나눠 기업별로 성적을 매겨왔다.
문 회장은 "투자 관점에서만 본다면 기존 표현도 맞다고 볼 수 있지만 외국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다소 달라진 부분이 있다"라며 "E·S·G라는 세 가지 요소의 뿌리는 '지속 가능성'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성와 범용성을 고려해 ESG 용어는 '조직의 지속 가능성 요소인 환경(환경경영), 책임(책임경영), 투명경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ESG는 기업의 경영이 아닌 ESG 소비, ESG 금융 등 많은 부분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를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공간'으로 의미를 확장하고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가상 사회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다. 문 회장은 "메타버스는 하나의 단일 산업일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그런 방식으로 메타버스 혁명, 메타버스 경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 AI 분석 넘어 '활용'에 방점 찍어야"
첫 번째 주제 강연자로 나선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제 AI의 의미는 새로운 시각·AI 오퍼레이션·지식의 확장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라며 "지금까지 AI 교육과 연구는 '분석' 작업에 국한돼 왔지만 이제 기업들은 분석 자체보다는 활용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디지털 혁명 이후 이미 많은 데이터가 쌓인 상태인 만큼 단일 데이터만으로 똑같은 활용 방법에 머물러 있는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물인터넷(IoT)이 범용화되면서 요즘 대다수 전자제품, 생활 가전 등에 생활 데이터가 자동 수집되고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서는 건강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AI 핵심은 데이터의 크기가 아닌 '뉴데이터'로, 아무도 못 보던 데이터를 관측한 다음 세계관이 바뀌었던 과거 지동설 주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 데이터가 아닌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 요소 중 하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기업들이 AI 관련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AI 데이터를 양적으로 늘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활용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주장했다. AI 활용 프로세스를 한 번 구축해두면 사업 분야를 바꾸더라도 어려움 없이 사업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애자일 경영이 가능한 스타트업이 AI 분야에서 유리한 이유로도 꼽힌다.
이 교수는 "앞으로 빅데이터 자체보다는 대안적 데이터(alternative data)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안적 데이터나 데이터 확보를 통해 기존 비즈니스에 새로운 시각을 담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천정우 마인즈랩 전무와 이일호 굿모닝아이텍 상무는 각각 '메타버스상의 인공인간 활용 전망',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문명'이라는 주제로 AI와 메타버스의 실제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 천 전무는 요즘 주목받는 인공 인간을 주요 사례로 들었다. 이미 금융권에서 실험하고 있는 메타버스 창구 사례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일호 상무는 디지털 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사례를 소개했다. 이 상무는 "디지털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살아간다’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라며 "4차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서비스 속에 모든 사람이 접속해 있다"라면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이코노믹데일리가 주최하고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중소벤처기업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후원했다. 기존 '데일리동방'에서 제호를 바꾸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이코노믹데일리가 산업 분야 트렌드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