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고피너스 IMF 수석부총재는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러 제재가 국제 통화시스템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국가들이 취한 포괄적인 조치들이 개별 국가 간 무역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통화 블록의 출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달러화는 주요 글로벌 통화로 남겠지만, 더 작은 수준에서 분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우리는 이미 일부 국가들이 무역 대금 결제를 위한 통화를 재협상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세계 무역 시장에서 달러 외 통화의 사용이 확대되면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이 한층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각국은 다른 나라와 거래하거나 빌려오는 통화로 보유고를 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에서 (달러 외) 여타 통화의 역할이 더 커지는 추세가 천천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달러화의 지배력이 중기적으로 도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지난 20년 간 호주달러 등 새로운 무역통화가 등장하면서 국제 외환준비금 내 달러화 표시 자산 비중이 70%에서 60%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달러화 점유율 하락의 약 4분의 1은 중국 위안화 사용 증가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MF의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는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3% 수준이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줄곧 추진했으며, 이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등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안화가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통화의 완전한 전환성, 개방된 자본시장, 그리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며 "그것은 시간이 걸리는 느린 과정이며, 달러화의 지배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이번 전쟁이 암호화폐부터 스테이블코인 및 CBDC 등 디지털 금융의 채택을 촉진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이 더욱 큰 관심을 받을 것이고, 이는 국제적인 규제 문제로 (논의를) 이끌 것"이라며 "거기에는 채워야 할 공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