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 금리가 9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표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집단대출 금리 역시 한 달 만에 0.1%포인트 이상 상승했고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5% 중반대에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예금은행 대출 평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연 3.56% 수준으로 전월(3.45%)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9년 5월(3.6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중 가계대출 금리는 3.93%, 기업대출 금리는 3.44%로 전월 대비 각각 0.02%포인트, 0.14%포인트 상승했다.
2월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신규 취급액 기준 22%로 전월(23.7%)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주담대 중심으로 주택금융공사 대출 비중이 늘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보증부 전세자금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고정금리 취급이 다소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 금리 상승세 역시 두드러졌다. 기업대출 금리는 대기업(3.27%, 0.24%포인트 상승)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중기대출 금리(3.59%)도 0.07%포인트 상승세를 나타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기업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장기대출 비중이 확대된 데다 고금리 대출 취급이 늘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면서 "여기에 개인사업자, 중소기업 등 비우량 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었고, 상품 판매에 대한 매출을 담보로 빌린 일부 기업은 연체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은행의 유동성 관리와 시장금리 상승, 청년희망적금 출시 등 영향으로 전월(1.65%)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1.7%를 나타냈다. 은행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차이, 즉 예대마진은 1.86%포인트로 1월(1.80%)보다 0.06%포인트 커졌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는 총수신 금리(0.93%)가 0.05%포인트, 총대출 금리(3.20%)도 0.08%포인트 올랐다.
한편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완화에도 대출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3월 중 가계대출 금리가 4%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송 팀장은 "아직은 알 수 없다"면서도 "지표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 속에서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가 얼마나 완화된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