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화웨이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2021 연례 보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매출 6369억 위안(약 122조1319억원), 순이익 1137억 위안(약 21조80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28.6% 줄었지만, 순이익은 75.9% 늘었다.
화웨이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등 소비자 제품 매출은 49.6% 감소한 반면 통신 장비 매출은 전 세계적인 5G 전환 수요에 힘입어 7%만 감소하며 선방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작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화웨이 순이익이 급증한 이유로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한 게 회계 처리에 반영된 것이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화웨이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1427억 위안(약 27조2756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22.4%를 차지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2021 연구개발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화웨이는 구글(알파벳)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둘째로 많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집계됐다.
칼 송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사장은 "화웨이는 매출 대비 15~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회사 정책이다. 전체 직원 중 50% 이상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된 상황"이라며 "연구개발이 미국의 제재에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친환경 탄소중립 기술을 중심으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는 지난해 전 세계 기업·이동통신사와 함께 △항만 △제조 △탄광 △철강 △화학 등 20여개의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3000개 이상의 5G 융합 산업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기업을 위한 5G 특화망(이음 5G) 시장 공략에 공을 들임으로써 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도 고객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화웨이는 지난해 6월 사내 사업부서였던 화웨이 디지털파워를 분사하고 본격적으로 친환경 기술 개발에 나섰다. 화웨이 디지털파워는 현재 직원이 6000여명 규모이며, 통신장비와 데이터센터 탄소저감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화웨이는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의 이동통신사에 친환경 통신 장비를 공급했으며, 이를 토대로 이동통신사는 약 842억㎾h의 전력을 절감하고, 400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손루원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는 "한국화웨이는 태양광 인버터, 전기 충전 제품 등으로 한국 기업의 탄소중립을 도울 것"이라며 "한국 ICT 인재 육성을 위해 화웨이 ICT 아카데미 교육을 무료 개방하고, 본사의 트레이닝 프로그램 참여 기회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화웨이는 지속적인 인력 채용으로 한국인 직원의 비중이 75%에 달하는 등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전략에도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