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하순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요원들을 고려은단헬스케어 본사에 사전 예고 없이 투입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은단헬스케어에 대해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을 투입한 상황을 감안할 때 역외탈세 혐의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달 22일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자산가 등에 대해 대대적 세무조사를 착수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시기가 고려은단헬스케어에 대한 조사 착수 시점과 일치한다는 점도 고려은단헬스케어의 역외탈세 혐의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하지만 고려은단 측은 세무조사 착수 사실은 확인해주면서도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고려은단 관계자는 “현재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어떤 이유로 조사가 시작됐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고려은단헬스케어는 세무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은단헬스케어에 대한 구체적 역외탈세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고려은단이 고려은단헬스케어에 해외 법인을 양도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고려은단은 2020년 자회사인 은단(EUNDAN) 및 위드비(WITHBY) 지분을 고려은단헬스케어 및 고려은단피앤피에 각각 81억9000만원, 10억4800만원에 매각했다.
은단과 위드비는 각각 베트남과 미국 법인으로 고려은단이 설립했다. 이들 법인을 인수한 고려은단헬스케어와 고려은단피앤피는 모두 조창현 고려은단 회장 아들인 조영조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은단 관계자는 “위드비와 은단은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상 이유로 정상적 기업 평가를 통해 양도했다"며 "현재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70대 고령인 만큼 조영조 대표에게 승계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 중심에 조 대표가 운영하는 고려은단헬스케어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2015년 10월 조영조 대표와 직원 출자로 설립된 고려은단헬스케어는 매년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고려은단헬스케어 매출은 465억원으로 전년 300억원 대비 55% 급증했다. 2020년에는 해외 법인과 함께 고려은단 소유인 안산공장을 130억8000만원에 넘겨받기도 했다.
조 회장 부자 간 승계자금 마련에 고려은단헬스케어 모회사인 고려은단의 고배당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고려은단은 2020년 말 기준 조창현 회장이 78.73%, 아들인 조영조 대표가 21.27% 등 부자가 100%를 보유하고 있다. 배당을 실시하면 전액 조 회장 부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고려은단은 2020년 조 회장 부자에게 80억8654만원을 배당했는데 이는 그해 당기순익 161억2554만원 중 50.15%에 달한다.
2019년에도 연간 당기순익 중 85.98%인 38억9060만원을 배당했다. 2018년 5억9748만원, 2017년 19억4530만원, 2016년 30억5690만원 등 최근 5년간 약 175억원을 부자에게 배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