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원자재 공급 부족과 국내외 수요 증가 등으로 건설자재 수급이 쉽지 않게 되면서 자재값 역시 빠르게 뛰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가격 급등세가 건설경기 회복에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건설투자 회복의 제약요인: 건설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과 영향' BOK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자재 가격은 작년 1분기 이후 상승세를 거듭해 지난 4분기 기준 28.5%(전년 동기 대비)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08년 4분기(30.2%)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이같은 건설투자 회복을 제약하는 건설자재 가격 급등과 그에 따른 수급차질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건설자재 가격 급등에는 수요요인보다 글로벌 원자재가격 상승 등 공급요인 영향이 다소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품목 별로는 철강 등 금속제품 가격이 전체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우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최근 건설자재 가격 상승에서 원자재 가격 영향이 절반 이상(51.1%)을 차지했다"면서 "전체 건설자재 중 전년 대비 가격이 10% 이상 급등한 품목수 비중을 보더라도 2020년 말 8.9% 수준에서 2년도 채 안된 2022년 초 63.4%로 크게 늘어나는 등 광범위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2000년대 초반, 2007~2009년, 2010년 중반 등 총 세 차례의 건설자재 상승기가 있었다. 당시와 비교해 현 상승기는 건설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다는 점, 가격급등 품목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2007~2009년 상승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건설수주와 건설기성 간 긴 시차를 고려할 때 건설자재 급등이 건설사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건설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과장은 "주거용 건물의 건설수주 및 기성 간 시차는 1년에서 최대 3년까지이며, 그외 토목은 평균 시차가 그렇게 길지 않다"면서도 "실제 건설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따라 상당한 차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건설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건설경기의 상방리스크가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