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부조직개편안 마련에 대해 “4월 4일에 국정과제 어젠다 초안을 만들기로 했으니 3월 30일까지 분과별 의견을 취합해서 초안을 만들면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대략의 얼개 정도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에서 주목받는 부처 중 하나는 교육부다. 교육부 개편 방안으로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선 공약으로 ‘교육부 폐지’를 제시한 만큼 과거 이명박 정부처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폐합이 거론된다.
이미 인수위는 출범부터 관련 정책 분과를 과학기술교육분과로 통합 편성했다. 여기에 과학기술교육분과 위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맡아 온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과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낸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등 과학기술 관련 인사 위주로 구성된 만큼 새 정부가 교육부 권한 축소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7월 출범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도 교육부 향방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 합의체 행정기구인 국교위는 그동안 교육부가 맡아온 교육 비전이나 중장기 정책 방향 수립을 담당할 예정이다.
교육계는 교육부 폐지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초·중등 교육계 관련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핵심 교육공약 수행을 위해서 교육 분야 독임제 집행기관이 필요하다”며 “헌법이 명시한 국가의 교육 책무와 교육법정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의무교육인 초·중등 교육에서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격차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 등 산적한 교육 과제들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교육부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등 교육계는 ‘자율성’을 강조하는 교육 정책 기조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 운영 규제 내에서는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이 과학기술 발전, 창의적 인재 양성 등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정책총서를 통해 “대학이 구조조정 및 개혁의 키를 쥐게 하고 생존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며 고등교육 정책 거버넌스 진화를 위해 교육부의 발전적 해체를 제안한 바 있다.
전국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디지털 혁신시대에 부합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대학설립·운영요건 등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며 “정부의 획일적 대학평가를 맞춤형 대학평가로 전환하고, 대학 컨설팅 지원 센터 설립을 통해 대학의 혁신과 특성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