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대부분의 중앙은행들과 반대의 길을 가고 있어 엔 가치는 연일 고꾸라지고 있다. 28일 아시아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23엔까지 치솟았다.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유로 대비 환율도 상승했다. 유로당 엔의 환율도 134엔 후반까지 오르면서 2018년 2월 이래 약 4년 1개월 만에 엔의 가치가 유로 대비 가장 낮아졌다.
28일 일본은행은 0.25% 고정금리로 일본 정부채 무제한 매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지정가 매입은 공개시장조작으로 지정된 금리에 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여 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조치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압력이 커지면서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일본은행의 상단 허용 수준인 0.25% 근처에서 움직이자 중앙은행이 개입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 속에서도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엔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앨버트 에드워즈 소시에테제네랄(SG) 전략가는 지난 25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엔·달러 환율이 1990년 이후 최고인 15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