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전국 대부분의 지역 경제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 기간 전국 집값 역시 매수심리 위축 속 상승폭이 축소됐고, 대구·경북 지역은 하락 전환했다.
28일 한국은행은 전국 15개 한은 지역본부가 모니터링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지역경제보고서(2022년 3월)'를 통해 "1분기 지역경제는 제조업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소폭 감소하며 대부분 보합세를 나타냈다"며 "호남권 경기는 7개 권역 중 유일하게 소폭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이 중 1분기 제조업 생산을 보면 동남·충청·강원·제주권이 증가한 반면 수도권과 호남권, 대경권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동남권은 지난해 급증한 조선업 신규수주물량 건조가 본격화된 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정제 수익성 개선 등에 기인했다. 반면 대경권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에 따른 완성차 생산 부진 지속 등으로 감소했다.
소비 부문에서는 제주권을 제외한 대부분 권역이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이 중 내구재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승용차 판매가 줄어들며 감소했다. 이에 더해 충청권에서는 가구와 컴퓨터 판매도 줄었다. 반면 제주권은 가전과 가구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준내구재 역시 야외활동 감소로 의복과 잡화 중심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다만 비내구재 소비는 음식료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집값 상승세 역시 둔화됐다. 한은에 따르면 1~2월 중 주택매매가격(월평균)은 전 분기 말 대비 0.1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0.46%보다 상승폭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전세가격 역시 전 분기 0.42% 수준에서 0.19%로 뚜렷한 둔화세를 나타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대부분 권역에서 4분기에 비해 상승폭이 축소됐고, 대구·경북 지역 집값은 하락 전환했다.
소비자물가는 7개 권역에 걸쳐 상승세가 여전히 가팔랐다. 1~2월 중 월평균 소비자물가는 4.5% 상승해 전 분기(4.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7개 권역 중 가장 급격한 오름세를 나타낸 곳은 제주권역으로, 직전 분기 4%를 밑돌던 상승률이 올 들어 4%대 중반으로 훌쩍 뛰었다. 한은은 "국제유가와 농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전국 상품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며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서비스 물가도 상승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제조업 생산이 수출 호조 등으로 1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이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늘면서 대부분 권역에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 장기화 가능성과 러-우크라 불확실성이 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