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함영주號'…'비은행·글로벌·디지털'로 아시아 리딩뱅크 꿈꾼다

2022-03-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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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 25일 정기 주주총회 거쳐 취임…취임식 생략

"손님가치ㆍ현장 최우선 문화 정착…협업으로 함께 성장하는 조직 만들 것"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10년에 걸친 ‘김정태 시대’를 뒤로하고 새 비전을 내세운 ‘함영주 시대’를 맞는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새롭게 키를 잡게 된 함영주 회장은 옛것을 물들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뜻인 '염구작신(染舊作新)'을 언급하며 “하나금융그룹을 진정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영주, 우여곡절 딛고 회장 선임···‘우수한 경영능력’ 주요 주주 표 끌어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회장은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하나금융 회장으로 공식 선임돼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함 회장 임기는 2025년까지 3년이다. 하나금융은 코로나19와 산불 재해 등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별도로 회장 이·취임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은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다. 함 회장은 채용 업무방해 혐의 관련 형사재판과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금융당국의 징계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 등 2건의 재판을 받아왔다. 형사재판(1심)은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행정소송은 패소했다. 주총을 앞두고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함 회장의 회장 선임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함 회장 선임안에 찬성한 데 이어 다수 외국인 주주들 역시 함 회장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시장에서는 법원이 최근 함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징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점, 함 회장 재임 시절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이익 성장률을 낸 점이 주요 주주들의 우호표를 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은 통합은행 출범 후 연평균 28% 성장했고 함 회장이 그룹 부회장을 겸직한 이후에는 연 21.3% 성장률을 나타냈다. 함 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후 2019년 3월까지 초대 행장을 역임한 이래 하나은행을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시켰고, 이후 2016년부터는 지주사 부회장을 겸직하며 관계사 간 시너지 창출과 그룹 중장기 전략 수립, 디지털 전환 등을 주도해왔다.

취임식 대신 '3대 경영전략' 발표···“기업가치 제고 통해 아시아 최고 도약”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저성장 등 금융의 변곡점에서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 투명하고 공정하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하나금융을 진정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3대 경영전략으로 △강점 극대화&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금융 혁신을 제시했다.

함 회장은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 간 옴니채널 구현과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등 하나금융만의 강점을 살리는 한편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 완성과 카드, 캐피털, 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하고 비은행 M&A 등 비은행 사업 재편을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 시장 중심의 현지화와 지분투자 확대,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연계한 IB 및 기업금융 강화를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리딩 금융 위상 강화에 팔을 걷어붙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권 주요 화두인 디지털금융 혁신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인재 육성과 투자, 내재화로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혁신 스타트업 투자와 개방형 API 플랫폼을 통한 외부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와 손님(고객)·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저탄소·친환경 사업 투자와 사회적 책임활동 강화, 자회사 CEO 중심의 자율책임경영을 통해 ESG 경영에도 힘을 싣겠다고 예고했다. 함 회장은 "임직원이 함께 이루어낸 과거 성과와 현재의 노력이 모여 진정한 하나금융그룹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것"이라며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 가장 앞장서서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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