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생존과 번영을 향한 불굴의 의지로 고국을 떠난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1900년대 초 한국을 배경으로 역경과 고난 속 일본에서 살아남게 된 강인한 여성 '선자'와 그의 손자 '솔로몬'(진하 분)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시대의 아픔과 역사를 세심하게 짚어낸다.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차기작으로 '파친코'를 선보였다. 전 세계 영화 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상황. 그는 글로벌 프로젝트인 '파친코'를 통해 또 한 번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극 중 윤여정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악착같이 생을 버텨낸 여자, '선자' 역을 맡았다. 신예 김민하가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었다면, 윤여정은 노년의 '선자'를 통해 드라마의 깊이를 더했다. 그의 눈짓, 호흡, 주름 하나하나에서 '선자'의 회한과 시대의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아주경제는 최근 '파친코'의 주연 배우 윤여정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나리' 이후의 행보, '파친코'에 관한 비하인드와 애정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은 윤여정의 일문일답
영화 '미나리' 이후 차기작으로 기대감이 컸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
-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똑같은 친구와 만나 놀고, 똑같은 집에 살고 있다. 만약 내가 진하의 나이에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면 둥둥 떠다녔겠지. 내 나이가 고마운 건 처음이다. 지금은 아카데미인지, 오카데미인지 싶지만, 만약 3~40대에 받았다면 둥둥 떠다녔을 테니까 말이다. 물론 받는 순간엔 좋았지만, 상이 날 변화 시키지는 않았다. 나는 나대로 살다가 죽을 거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에 노크했고, '미나리'가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우여곡절 끝에 올라갔다. 미국에서는 '미나리' 순자를 두고 '새비지 그랜마더'라더라. 상을 받은 건 그냥 운이었다.
'파친코' 속 '선자'를 보며 어떤 마음을 느꼈나? 동질감을 느끼거나 그를 이해했던 지점들이 있을까?
- '선자'는 굉장히 강인한 여성이다. 내가 나이 들고 보니 인생은 다 선택이더라. '선자' 역시 누구와 연애하고, 결혼하는지 모두 그가 선택한 일이다. 이 여자의 강인함은 생존 욕구에서 비롯되었고 그게 나와 닮았다. 다만 '선자'는 몰랐으나 자신이 사랑한 남자가 가정이 있었고, 그는 '너와 결혼할 수 없으나 안락한 삶을 주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선자'는 이를 거부했다. 나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 못 했을 거다. 안전한 삶을 선택했겠지. 100년 전쯤에 살던 여자일 텐데 어떻게 이런 정직한 선택을 하고 강직하게 살아왔을까? 그런 게 참 부럽더라. 나와 닮았지만 닮지 않은 면들도 있다.
손자 '솔로몬' 역할인 한국계 미국 배우 진하와의 호흡도 인사 깊었다
- 배우에게 '퍼포밍'이란 같이 호흡을 맞추는 거다. 혼자 할 수 없다는 거지. 모노드라마는 혼자 자신에게 취해 있는 것 같아서 안 한다. 진하는 손자이고 나는 할머니다. 자이니치라서 (하고자 하는 대로) 안 되는데 할머니로서 그냥 바라만 본다. '니 안 하면 안 되나' 그저 한마디 거들 뿐이다. 내 나이에 맞는 연기라 좋았다.
오사카 알박기 할머니의 집에서 쌀밥을 먹고 눈물 흘리는 장면은 오래 여운을 남기더라
- 그 장면을 보고 '그래, 영화·드라마는 같이 하는 거지' 싶더라. 협업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일이다. '선자'가 알박기 할머니의 집에 방문해 쌀밥을 먹고 고향의 맛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우리의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 신을 찍을 때 총괄 프로듀서가 '매우 중요한 장면이다'라며 어쩌고저쩌고 말하는데, 사실 나에게는 매 신이 다 중요하지 않겠나. 전체적인 서사나 너무 복잡한 지점까지 들여다보면 (연기가) 어려워지니 '선자'의 감정만 집중하려고 했다. 그 신을 인상 깊게 보셨다면 정말 다행이고, 감동적인 일이다. 우리 총괄 프로듀서가 정말 공들인 장면이니까.
'선자'를 통해 재일 동포에 관해 알게 되었다고 했다. 몰랐던 지점들을 새로 알게 돼 충격을 받았다고 했는데
- 그렇다. 사실 우리가 재일 동포에 관해 많은 걸 알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 극 중 '선자'의 아들 '모자수' 역을 맡은 박소희 씨는 실제 자이니치다. 그에게 '자이니치라는 말이 재일 동포를 얕잡아 부르는 말이 아니냐'라고 조심스레 묻자 그는 '아니다. 자부심을 가지는 단어'라고 했다.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면서 '자이니치'에 관한 역사를 들었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
박소희 배우에게 전해 들은 '자이니치'의 역사는 어떻던가?
- 우리가 일본에 점령당했을 때, 일본으로 건너갔던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자이니치'가 생기게 된 거다. '아메리칸 드림'과는 다를 수 있지. 우리나라가 해방되고 금방 한국 전쟁이 일어나며 우리 정부에서 재일 교포까지는 챙길 수 없었고 그들은 일본에 남겨지게 됐다. '자이니치'는 일본에 남게 됐지만, 성도 바꾸지 않고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인의 정신을 이어가려고 했다. '조총련(일본에 거주하는 친 북한계 재일 동포 단체)'에 관한 이야기도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달랐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이 '조총련'밖에 없었고 남, 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오로지 한국인의 정신으로 '조총련'을 찾게 된 거다. (박)소희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역사의 아픔이란 건 이런 거구나 싶더라. 개인사, 고통,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파친코'를 통해 내가 모르던 걸 알게 됐고, 많이 배우게 됐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이후, 오랜만에 윤여정의 사투리 연기를 보았다
- '그것만이 내 세상' 때 사투리를 배우느라 내 연기를 망쳤다(웃음). 사투리에 너무 집중해서다. 나는 사투리 연기에 트라우마가 있다. 예전에 이우정 작가에게 '사투리 연기를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작가가 말하기를 '그건 가르쳐 줄 수 없다. 그 지역에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완벽하게 할 수 없다'라며 찬물을 확 끼얹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악센트로 포인트만 주는 거지. 사투리 연기를 하면 내 연기를 하기 어려워진다.
'선자'는 일찍이 일본으로 떠났으니 언어에도 어떤 변형이 있을 수 있지 않나
-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 거지(웃음). '파친코' 속 '선자'에게 사투리는 중요한 게 아니다. 일본에서 몇십 년을 살지 않았나. 여러 가지가 뒤섞여 이상한 언어를 쓸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한 '선자'의 언어는 그런 식이었다.
이번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대거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과의 협업은 어땠나?
- 나는 70년대 미국의 작은 동네에서 살았다. 당시 내가 영어를 잘 못 하니 미국인 친구들이 친절하게 도와줬었다. 당시에는 인종차별을 잘 못 느꼈다. 그런데 진하와 같은 나잇대 사람들을 보니 인종차별을 많이 느끼며 살았더라. 그들이 '국제 고아'라고 생각했다. 한국말을 못 하니 한국에서도 이상함을 느끼고, 미국에서도 '미국 사람'이라 인정해주지 않는 거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을 보면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는데 이번 작품도 그랬다. 다 우리 아들과 같은 상황이니, 뭔가 돕고 싶은 마음이 드나 보다. 그래서 이런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가 싶고. 이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미나리', '파친코' 같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는 거 같다. '글로벌 프로젝트니까 출연해야지' 같은 마음이 아니라.
이번 작품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 그런 게 어딨겠나. 그냥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거지(웃음). 그렇지 않나? 아무리 멋진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아무도 안 봐주면 그게 무슨 소용이겠나. 많이 봐주면 좋겠다. 나는 간단한 사람이다. 많은 이들이 재밌게 봐주는 것. 그게 나의 바람이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생존과 번영을 향한 불굴의 의지로 고국을 떠난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1900년대 초 한국을 배경으로 역경과 고난 속 일본에서 살아남게 된 강인한 여성 '선자'와 그의 손자 '솔로몬'(진하 분)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시대의 아픔과 역사를 세심하게 짚어낸다.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차기작으로 '파친코'를 선보였다. 전 세계 영화 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상황. 그는 글로벌 프로젝트인 '파친코'를 통해 또 한 번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극 중 윤여정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악착같이 생을 버텨낸 여자, '선자' 역을 맡았다. 신예 김민하가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었다면, 윤여정은 노년의 '선자'를 통해 드라마의 깊이를 더했다. 그의 눈짓, 호흡, 주름 하나하나에서 '선자'의 회한과 시대의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아주경제는 최근 '파친코'의 주연 배우 윤여정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나리' 이후의 행보, '파친코'에 관한 비하인드와 애정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 '미나리' 이후 차기작으로 기대감이 컸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
-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똑같은 친구와 만나 놀고, 똑같은 집에 살고 있다. 만약 내가 진하의 나이에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면 둥둥 떠다녔겠지. 내 나이가 고마운 건 처음이다. 지금은 아카데미인지, 오카데미인지 싶지만, 만약 3~40대에 받았다면 둥둥 떠다녔을 테니까 말이다. 물론 받는 순간엔 좋았지만, 상이 날 변화 시키지는 않았다. 나는 나대로 살다가 죽을 거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에 노크했고, '미나리'가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우여곡절 끝에 올라갔다. 미국에서는 '미나리' 순자를 두고 '새비지 그랜마더'라더라. 상을 받은 건 그냥 운이었다.
'파친코' 속 '선자'를 보며 어떤 마음을 느꼈나? 동질감을 느끼거나 그를 이해했던 지점들이 있을까?
- '선자'는 굉장히 강인한 여성이다. 내가 나이 들고 보니 인생은 다 선택이더라. '선자' 역시 누구와 연애하고, 결혼하는지 모두 그가 선택한 일이다. 이 여자의 강인함은 생존 욕구에서 비롯되었고 그게 나와 닮았다. 다만 '선자'는 몰랐으나 자신이 사랑한 남자가 가정이 있었고, 그는 '너와 결혼할 수 없으나 안락한 삶을 주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선자'는 이를 거부했다. 나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 못 했을 거다. 안전한 삶을 선택했겠지. 100년 전쯤에 살던 여자일 텐데 어떻게 이런 정직한 선택을 하고 강직하게 살아왔을까? 그런 게 참 부럽더라. 나와 닮았지만 닮지 않은 면들도 있다.
손자 '솔로몬' 역할인 한국계 미국 배우 진하와의 호흡도 인사 깊었다
- 배우에게 '퍼포밍'이란 같이 호흡을 맞추는 거다. 혼자 할 수 없다는 거지. 모노드라마는 혼자 자신에게 취해 있는 것 같아서 안 한다. 진하는 손자이고 나는 할머니다. 자이니치라서 (하고자 하는 대로) 안 되는데 할머니로서 그냥 바라만 본다. '니 안 하면 안 되나' 그저 한마디 거들 뿐이다. 내 나이에 맞는 연기라 좋았다.
오사카 알박기 할머니의 집에서 쌀밥을 먹고 눈물 흘리는 장면은 오래 여운을 남기더라
- 그 장면을 보고 '그래, 영화·드라마는 같이 하는 거지' 싶더라. 협업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일이다. '선자'가 알박기 할머니의 집에 방문해 쌀밥을 먹고 고향의 맛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우리의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 신을 찍을 때 총괄 프로듀서가 '매우 중요한 장면이다'라며 어쩌고저쩌고 말하는데, 사실 나에게는 매 신이 다 중요하지 않겠나. 전체적인 서사나 너무 복잡한 지점까지 들여다보면 (연기가) 어려워지니 '선자'의 감정만 집중하려고 했다. 그 신을 인상 깊게 보셨다면 정말 다행이고, 감동적인 일이다. 우리 총괄 프로듀서가 정말 공들인 장면이니까.
'선자'를 통해 재일 동포에 관해 알게 되었다고 했다. 몰랐던 지점들을 새로 알게 돼 충격을 받았다고 했는데
- 그렇다. 사실 우리가 재일 동포에 관해 많은 걸 알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 극 중 '선자'의 아들 '모자수' 역을 맡은 박소희 씨는 실제 자이니치다. 그에게 '자이니치라는 말이 재일 동포를 얕잡아 부르는 말이 아니냐'라고 조심스레 묻자 그는 '아니다. 자부심을 가지는 단어'라고 했다.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면서 '자이니치'에 관한 역사를 들었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
박소희 배우에게 전해 들은 '자이니치'의 역사는 어떻던가?
- 우리가 일본에 점령당했을 때, 일본으로 건너갔던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자이니치'가 생기게 된 거다. '아메리칸 드림'과는 다를 수 있지. 우리나라가 해방되고 금방 한국 전쟁이 일어나며 우리 정부에서 재일 교포까지는 챙길 수 없었고 그들은 일본에 남겨지게 됐다. '자이니치'는 일본에 남게 됐지만, 성도 바꾸지 않고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인의 정신을 이어가려고 했다. '조총련(일본에 거주하는 친 북한계 재일 동포 단체)'에 관한 이야기도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달랐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이 '조총련'밖에 없었고 남, 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오로지 한국인의 정신으로 '조총련'을 찾게 된 거다. (박)소희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역사의 아픔이란 건 이런 거구나 싶더라. 개인사, 고통,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파친코'를 통해 내가 모르던 걸 알게 됐고, 많이 배우게 됐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이후, 오랜만에 윤여정의 사투리 연기를 보았다
- '그것만이 내 세상' 때 사투리를 배우느라 내 연기를 망쳤다(웃음). 사투리에 너무 집중해서다. 나는 사투리 연기에 트라우마가 있다. 예전에 이우정 작가에게 '사투리 연기를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작가가 말하기를 '그건 가르쳐 줄 수 없다. 그 지역에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완벽하게 할 수 없다'라며 찬물을 확 끼얹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악센트로 포인트만 주는 거지. 사투리 연기를 하면 내 연기를 하기 어려워진다.
'선자'는 일찍이 일본으로 떠났으니 언어에도 어떤 변형이 있을 수 있지 않나
-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 거지(웃음). '파친코' 속 '선자'에게 사투리는 중요한 게 아니다. 일본에서 몇십 년을 살지 않았나. 여러 가지가 뒤섞여 이상한 언어를 쓸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한 '선자'의 언어는 그런 식이었다.
이번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대거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과의 협업은 어땠나?
- 나는 70년대 미국의 작은 동네에서 살았다. 당시 내가 영어를 잘 못 하니 미국인 친구들이 친절하게 도와줬었다. 당시에는 인종차별을 잘 못 느꼈다. 그런데 진하와 같은 나잇대 사람들을 보니 인종차별을 많이 느끼며 살았더라. 그들이 '국제 고아'라고 생각했다. 한국말을 못 하니 한국에서도 이상함을 느끼고, 미국에서도 '미국 사람'이라 인정해주지 않는 거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을 보면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는데 이번 작품도 그랬다. 다 우리 아들과 같은 상황이니, 뭔가 돕고 싶은 마음이 드나 보다. 그래서 이런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가 싶고. 이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미나리', '파친코' 같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는 거 같다. '글로벌 프로젝트니까 출연해야지' 같은 마음이 아니라.
이번 작품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 그런 게 어딨겠나. 그냥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거지(웃음). 그렇지 않나? 아무리 멋진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아무도 안 봐주면 그게 무슨 소용이겠나. 많이 봐주면 좋겠다. 나는 간단한 사람이다. 많은 이들이 재밌게 봐주는 것. 그게 나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