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후 미국 S&P500 5.6%↑…독일 DAX 1.5%↓
특히 S&P500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금까지 5.6% 상승했다. 반면 독일의 DAX지수는 같은 기간 1.5% 하락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6.8%, 홍콩 항셍지수는 9.5% 각각 떨어졌다.
반면 투자자들은 유럽과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전쟁이 지속될 경우 공급망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 중국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주요 전자제품과 자동차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몇 주간 금융사들이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한 달간 미국 주식을 대거 사들인 노던 트러스트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짐 맥도널드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세계 경제에서 (미국 증시가) 안전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풍부한 에너지와 농산물 생산량으로 인해 전쟁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탄탄한 고용시장이 미국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미투자자들도 합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개인투자자는 최근 10주 사이 7주 동안 순매수를 보였다"며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공격적인 저가 매수세로 투자자들이 하락장을 자금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은 분위기가 안 좋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홈리치 버그는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의 경기 침체 위험이 크다고 보고, 이들 나라들의 주식 배분을 낮추고 단기 채권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ofA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펀드는 12월 이후 5주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에 신흥국 시장의 주식형 펀드 자금은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됐고, 유럽 주식형 펀드 시장은 5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높은 유럽, 경기침체 우려 커져
얼마 전만 해도 올해는 세계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며 동시에 경기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한 달여 전만 해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전망에 대해 "성장이 강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나, 이번 주 들어서는 최근 사태가 "성장에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태도를 바꿨다.
특히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크라이나와 가장 가까운 유럽 경제는 가장 취약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분은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미국보다) 유럽의 충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OECD는 최근 유로존 국내총샌산(GDP)이 1.4%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의 GDP 하락폭(0.88%포인트)보다 약 두 배 크다.
난민도 문제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로 국경을 넘은 우크라이나 난민은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쟁이 계속될 경우 난민수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러시아가 유럽에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는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이 중단될 경우 유로존이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FT는 "경제학자 대부분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 기존 예상보다 더 악화될 것이며, 얼마나 나빠질지는 전쟁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