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곡물값이 급등한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 자급률을 높이는데 나선다.
농진청은 밀 생산단지에 '국산밀재배품질관리지원단'을 운영해 현장 연구를 강화하고, 밀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과 보급을 확대한다고 17일 밝혔다.
식량안보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이 막히고, 유럽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휩싸이면서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들이 문을 걸어 잠그면서 가격도 치솟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40.7로 1월보다 3.9% 올랐다. 1996년 집계 이래 최고치다. 이 기간 곡물 가격은 3.0% 올랐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 등에 따르면 t당 밀 선물 가격은 2월 평균 296달러(35만9800원)에서 이달 7일 524달러(63만6900원)로 77% 뛰었다.
특히 가뭄 같은 재해 발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품질 향상을 위한 시기별 핵심 기술을 지원한다. 이달부터 6월까지 농진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현장기술지원단'도 운영한다. 농진청은 "생산단지별 품질과 수량 저하 요인에 따른 기술을 집중 지원하고, 빵·면용 품질 기준에 맞는 1등급 밀 생산 비율을 높여 국산 밀 품질 고급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이런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품질·가공·소비 부문 연구시설을 강화한 밀 연구동 신축도 마쳤다. 18일엔 밀 자급률 향상 정책 지원과 기술 개발 전략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윤종철 국립식량과학원장은 "국산 밀 자급률 목표 달성은 국가식량계획에서 중대한 과제"라며 "국산 밀 품질 경쟁력 확보와 재배면적 확대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밀 생산단지 현장연구와 기술 지원을 강화해 밀 자급률 향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