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립국 말하면서도 "우크라는 나치"…바이든 "푸틴은 전범"

2022-03-1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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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 정부와 서방에 신랄한 독설 퍼부어

외신 "러-우, 평화협상 진전 있다지만…우크라 회의적 입장도"

바이든 "푸틴은 전범"…'자폭 드론' 보내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중립적 지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국제 사회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첫 지칭하며, 자폭 드론인 '스위치 블레이드' 등 8억달러(약 9000억원)에 달하는 군사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푸틴, 우크라 '중립 지위' 말하면서도 '친나치' 비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로이터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중립적 지위, 비무장화, 그리고 탈나치화 등 우리나라와 미래를 위한 원칙의 문제는 우리는 협상의 일부로서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중립국 논의를 꺼내면서도 서방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를 향해 신랄한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 키이우(키예프)의 친나치 정권이 대량 살상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었고, 그 목표는 러시아였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러시아가 붕괴하거나 후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들은 우리의 역사나 국민을 모른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오늘날 행동 뒤에는 지정학적 목표가 있다”며 “그들은 단지 강하고 주권적인 러시아를 원하지 않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방은 그들의 목표가 러시아 경제 전체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서방의 제재에 따른 러시아가 입을 경제적 타격을 인정했다.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고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에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립국 논의를 언급하면서도 여전히 우크라이나 정부를 ‘친나치 정권’으로 일컫고 전쟁의 책임을 서방의 탓으로 돌리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으로 인해 서방은 여전히 러시아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평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측은 푸틴 대통령이 평화에 전념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립국과 관련한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러시아가 군을 재편성하고 공세를 재개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우려다.  

익명의 우크라이나 소식통은 이번 회담과 관련해 “이것은 속임수와 환상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들은 크름반도, 국경에 병력 증강 등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고 FT에 말했다. 

무엇보다 평화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이 폭격을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풀에서는 러시아군이 민간인 수백명이 대피한 극장을 폭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이다. FT는 “가장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2014년 크름반도 병합과 동부 돈바스 접경 지역에 있는 두 개의 분리주의 국가의 독립을 인정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요구다”라고 전했다. 이를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바이든 “푸틴은 전범”…자폭 드론 등 8억달러 무기 지원

[스위치블레이드 [사진=AeroVironment] ]



같은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처음으로 ‘전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한 한 행사를 끝낸 뒤 행사장을 떠나면서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그는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백악관이 전범이라는 단어 사용을 머뭇거려왔던 점에 비춰 러시아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자폭 드론 100대를 비롯해 8억달러(약 9876억원) 규모의 대공무기와 군사 장비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 특히 미국이 ‘자폭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폭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는 미 특수작전사령부가 지난 2010년 드론 전문 제작업체인 에어로 바이런먼트에서 주문·제작한 것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과 싸우는 데 비밀리에 사용됐다. 

대인 공격용 300과 탱크 등 대전차 공격용인 600으로 구성되며, 무인 드론이기 때문에 조종사가 필요 없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스위치블레이드를 이용할 경우 ‘전쟁 양상이 크게 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러시아도 중국에 이 같은 자폭 드론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FT는 이같은 미국 국방부의 지원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회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언급하며 "당신이 세계의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세계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평화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비행금지구역과 관련해 줄곧 부정적 입장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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