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공표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래객은 9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1705만명의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96만여명의 외래객 중 관광 목적을 갖고 입국한 외국인은 21만여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확산 전 방한 외래객 2000만명을 목표로 설정하고 외래객 유치에 힘을 쏟겠다던 정부의 포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
유례 없는 감염병 확산에 여행업계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하늘길이 막히자 방한 외래객은 물론, 해외여행 수요까지 고꾸라지며 시장 전반이 흔들렸다.
코로나19 상황에 변화하는 여행 추세에 발맞춰 국내여행과 디지털 전환 등에 초점을 맞추며 회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입국 후 주어지는 '자가격리' 지침은 여행시장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런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달 21일부터 해외입국자 7일 격리를 면제한다고 발표하면서 여행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중대본은 최근 국내와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 등록자에 한해 기존에 시행해오던 '해외입국자 7일 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오는 4월 1일부터는 해외에서 접종했으나, 접종이력을 등록하지 않은 이도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에 그동안 잠재 방한 외래객을 공략하기 위해 지사별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왔던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해외입국자 격리면제 발표 이후 우리나라를 찾을 외국인관광객 공략에 더욱 힘을 쏟는 모양새다.
관광공사는 오는 3월 12일부터 18일까지 여행 안전 권역(트래블버블) 국가인 싱가포르 특화 스키상품 답사(팸투어)를 진행한다. 싱가포르 현지 여행사와 영향력자(인플루언서) 등이 대상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싱가포르 특화 스키상품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강릉과 용평, 속초 등 강원도 여행지를 답사할 예정이다. 한국과 싱가포르 여행사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다만 관건은 방한 주요국인 중국과 일본 내 방역지침 완화 여부에 달렸다. 현재 중국 정부는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 매체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회의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는 "코로나 외부 유입 방지와 국내 확산 억제 정책을 지속하겠다"며 "국경 도시의 방역과 바이러스 변이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 정부는 3월 1일부터 유학·비즈니스 목적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격리 일수를 3일로 축소하는 등 특수목적을 가진 이에 한해서만 규제를 풀었다.
이에 관광공사는 현지 행사와 더불어 잠재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한 방한 관광 홍보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우선 관광공사 도쿄지사는 오는 3월 17일 JATA 회원사, 여행사, 항공사, 관련 업계, 매체를 대상으로 도쿄코리아센터에서 '2022 한국관광설명회 in JAPAN'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관광교류 재개에 대비해 사업현황을 공유하고, 안심안전관광지와 지방관광, 테마관광 등 관리형패키지 상품개발을 위한 신규 콘텐츠 및 교육여행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그랑프론트 오사카 우메키타광장에서는 2022 타비사라다 EXPO 참여 및 한국관광홍보부스를 운영한다. 부스에서는 한국관광 홍보물을 나눠주고, 한국기념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패션문화와 주요관광지(동대문, 홍대 등) 관련 토크 행사도 선보인다.
대만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오는 3월 27일까지 K-POP 댄스대회인 2022 Hero 4 Who(타이중) 예‧결선과 연계한 한류관광 홍보가 펼쳐진다. 향후 방한할 대만 관광객 공략 차원에서 공사가 기획한 행사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이달 28일 여행업자 대상 기업간거래(B2B) 설명회를 진행한다. 또 같은달 17일부터 27일까지 트로피카나 가든 몰(Tropicana Garden Mall)에서는 코리아 페스티벌(Korea Festival)과 연계해 한국관광 포토월을 설치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행사를 연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구미주 등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방한 외래객 유치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상황에 따라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경우 여전히 강력한 방역 규제를 시행하는 만큼 단기간에 지침이 풀리진 않겠지만, 이번 정부의 격리 지침 완화 발표가 방한관광객 증가에 물꼬를 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방한관광객이 서서히 증가하고,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정부가 제시한 방한관광객 목표에도 빠른 시일 내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우크라이나 등 4개 국가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을 완료했어도 격리를 풀지 않기로 했다. 그 외 국가 입국자일지라도 미접종자도 격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