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그룹 모태 사업인 양복 원단을 만드는 직물 사업을 중단한다.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56년 섬유 국산화를 선언하며 대구에 제일모직을 세우고 원단을 생산한 지 66년 만이다.
이병철 회장은 1956년 대구에 국내 최초 모직 공장을 짓고 국산 원단인 골든텍스를 선보였다. 직물 사업은 그룹의 모태 사업 중 하나였지만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수입 원단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 베트남과 인도 등에서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되는 직물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지난 2014년부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삼성SDI 구미사업장의 일부 부지를 임차해 직물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2018년 이후 4년간 누적 적자가 80여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 악화가 지속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삼성SDI와 오는 11월 말인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을 감안해 부지확보와 분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직물 사업의 경쟁우위 확보가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러 사업장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구미사업장에는 직원 9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협력업체는 20여 곳, 종사자 4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이번 사업 중단과 함께 직물 사업을 담당해온 인력에 대해서는 내부 전배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향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온라인 시장 성장에 맞춰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브랜드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