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H&B스토어 ‘롭스’를 시장에서 철수한다. 올리브영이 장악하고 있는 화장품 시장에서 백기를 든 것이다. 롯데쇼핑은 롭스 로드숍을 철수하는 대신 롯데온 내 화장품 전문관 신설로 화장품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1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롭스 로드숍을 전면 철수하고 이달을 끝으로 롭스 온라인몰과 멤버십 서비스를 종료한다. 롭스는 롯데마트 숍인숍 개념의 ‘롭스 플러스’로 탈바꿈한다.
롯데쇼핑은 롭스를 철수하는 대신 롯데그룹 통합 이커머스인 ‘롯데온’을 통해 화장품사업 확장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다음 달 중 롯데온에 화장품 전문관 ‘온앤더 뷰티’를 오픈한다. 온앤더 뷰티는 롭스가 주력했던 SNS 신생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명품 화장품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전문관이다. 롯데쇼핑은 명품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백화점의 바잉파워(구매력)를 온라인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온 담당자는 “롯데백화점이 화장품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명품 브랜드부터 로드숍 인기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곳은 롯데온이 유일할 것”이라며 “4월에 선보이는 온앤더 뷰티 역시 백화점과 롭스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상품 경쟁력을 온라인에서 이어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롯데온이 화장품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품 경쟁력을 갖추더라도 플랫폼 자체 경쟁력이 낮으면 고객 유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0년 4월 출범한 롯데온은 다음 달 출범 3년 차에 접어든다. 출범 당시 롯데온은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까지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영향력은 미미하다. 작년 롯데온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으로 네이버(17%), SSG닷컴‧이베이코리아(15%), 쿠팡(13%), 11번가(6%)에 이어 4위에 머물러 있다. 작년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롯데온)는 영업손실 1560억원을 냈고, 매출은 1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많은 플랫폼이 진입장벽이 낮은 화장품시장에 진출해 온라인 화장품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면서 “브랜드 구성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롯데온의 경쟁력 확대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