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국민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정부, 국민 앞에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전날 대선 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포용하는 것과 함께 국회 '여소야대' 상황을 국민의 지지와 힘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익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더욱 두텁게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따뜻한 복지도 성장이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성장과 복지가 공정하게 선순환해야 가능하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공정하고 역동적인 나라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 △코로나19 고통분담 △부정부패 엄단과 법치 확립 △한미동맹 재건 및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등을 언급했다.
윤 당선인이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강조한 것은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국회 '여소야대' 상황을 염두에 둔 메시지로 풀이된다. 행사장 배경에는 '통합의 힘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걸렸다.
윤 당선인은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은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윤 당선인은 '여야 협치 방안'에 대해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거대 야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민주국가에서 여소야대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삼권분립이라는 것도 어느 당이 행정부를 맡게 되면 다른 당이 의회의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것이 크게 이상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여소야대 상황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일하러 온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여야를) 믿는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설정'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도움이 되느냐 그거 하나만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현 정부와 잘 협조해 국민들께 불편 없이 정부 조직을 인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에서 추진한 일들 중 저희가 계속 이어 지속적으로 해야 할 과제들은 그렇게 관리하고, 새롭게 변화를 줘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