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 규모의 운영자금과 소요자금 내 시설자금을 지원하고, 최고 1%포인트의 특별우대금리를 지원하는 ‘KB재해복구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8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이하 분쟁 지역)에 진출한 국내 중견·중소기업, 2021년 1월부터 현재까지 분쟁 지역과 수출·납품 실적 또는 수입·구매 실적이 있거나 예정된 국내 중견·중소기업으로 증빙서류 제출 기업, 분쟁 지역 내 진출 또는 수출입 실적이 있는 기업과 연관된 협력·납품업체 등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총 3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 금융 애로가 예상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대출의 분할 상환금에 대한 상환 유예, 만기 연장, 최고 1.0%포인트 대출금리 감면 등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금융 애로 신고센터’를 통해 원자재 수급 난항 등 다양한 피해 기업의 금융 애로 사항을 접수하고, 대금 결제와 환율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융 지원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고객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며 “힘든 시기를 겪는 기업과 고통을 분담하고, 경영난을 함께 해소하는, 상생을 위한 다양한 금융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2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8000억원, 기업은행이 7000억원, 수출입은행이 5000억원을 투입한다. 금융위는 기존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통해 진행된 특별대출 프로그램에 별도 한도를 적용하고, 대출금리를 최소 0.4%포인트에서 최대 1%포인트까지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수은은 러시아와 거래 관계가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 우대를 지원한다.
기존 대출에 대해선 상환 유예 조치에 나선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대출·보증은 1년간 전액 만기 연장된다. 금융위는 시중은행에 대해서도 대출 만기 연장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산업별‧부문별 피해 상황, 파급 영향 정도‧범위 등을 점검하면서 지원 규모와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