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폭이 예상치를 100bp(1bp=0.01%포인트) 웃돌면 코스피가 8% 가까이 급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감소하더라도 코스피 낙폭은 2% 수준에 그치고 이마저도 1~2개월이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통화정책과 금융 여건 변화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통화량(M2)이 0.2% 감소하는 긴축 충격이 발생하면 코스피 지수는 약 2% 하락할 것"이라며 "업종별로는 IT와 산업재, 소재, 경기소비재가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요 금융·경제 지표 중 경기와 상관성이 높은 업종일수록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이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을 변화시키지 않는 만큼 금리 인상에 과민 반응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잭만이 아닌 실물경제 전개 상황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상은 코스피에 적잖은 타격을 미치는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급진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제 전망 자료에서는 올해 말 기준 미국 기준금리가 75~100bp 수준으로 추정됐지만 1월 FOMC 이후로는 연말 기준금리가 175~200bp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장 연구위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100bp 더 인상되면 코스피 지수는 약 8%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낙폭 회복에도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실제 인상폭이 시장 예상보다 낮으면 실질적으로는 인하 충격(dovish hike)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신용에도 영향을 미치며 가계대출 등 신용변수에도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신용변수 변화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