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라고 해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죠. 몸만 불편할 뿐이지 인지능력이나 업무 수준은 비장애인과 동일하거나 더 뛰어나요. 저희는 그런 장애인들에게 IT를 활용해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비장애인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는 6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 재택근무 시스템을 넘어 장애인 통합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플랫폼 ‘플립’을 운영 중인 브이드림은 장애인에게 맞춤 직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후속 관리까지 지원해 장애인 HR(인사관리)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2019년 창업과 동시에 기술력을 인정받아 김기사랩으로부터 시드 투자유치에 성공, 올해 74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까지 유치하며 약 100억원의 누적 투자금액을 달성했다. 현재 브이드림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3000명이 넘고, 플립을 통해 1000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기업에 취직했다.
김 대표는 “채용 매칭 전부터 기업에서 직무 기술서를 전달받아 직무별 맞춤 능력을 갖춘 장애인들을 연결해주는 것이 플립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기업은 특별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도 플립을 통해 장애인 근로자들의 인사관리 및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들은 양질의 재택근무 일자리와 편안한 근무환경을 제공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50인 이상인 기업일 경우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3.1~3.6%)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고, 고용 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기업 대부분은 장애인 고용에 부담을 느끼며 채용 대신 매년 상당한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바로 이러한 기업의 어려움을 파고들어 기업과 장애인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냈다. 그 결과 취직한 장애인들의 평균 근속률은 80%이며 정규직 전환율도 30%가 넘는다. 브이드림을 찾는 기업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 SK, 야놀자, 야나두, 코트라 등 30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물론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해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그는 “창업 초기 데이터 확보를 위해 직원들과 함께 밤낮없이 장애인 및 기업들을 만나 장애 유형과 기업 업종별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왔다”며 “그 과정에서 매출이 잡히지 않아 거의 7개월 넘게 월급을 제대로 받아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브이드림은 이제 장애인 근로자 매칭에서 나아가 직무 맞춤 교육부터 장애인과 보호자, 기업 등을 연결하는 종합 장애인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업 와이즈넛과 함께 메타버스 사무실을 구축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장애인 커뮤니티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된 지금을 기회로 삼고, 프리랜서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장애인 근로자 채용을 확대하고 싶다”면서 “브이드림은 장애인들의 생애주기별 맞춤 케어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나서 장애인 HR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