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러시아 정유사를 대상으로 원유 및 가스 추출 장비에 대한 수출통제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정유시설 현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서, 장기적으로 에너지 공급 주도국인 러시아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보일 전망이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22개 국방 관련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러시아의 무기 개발과 생산에도 제약을 가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에는 전투기, 보병 전투 차량, 전자전 시스템, 미사일, 무인 항공기 제작 업체들이 포함된다.
또 백악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에 전면적인 수출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과 기술, 소프트웨어가 벨라루스를 통해 러시아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보안, 군사 및 국방 분야 등에 관여하거나 기여하는 기관을 상무부 제재대상에 올려 러시아의 기술 유지와 혁신에 필요한 미국 기술 확보를 차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원유와 가스 수출 제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원유 제재)은 우리가 무겁게 저울질하는 일"이라면서 "여전히 논의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원치 않는 것은 글로벌 원유시장을 무너뜨리거나 높은 에너지, 가스 가격으로 더 많은 미국인에게 충격을 주는 것"이라며 신중론도 피력했다.
바라트 라마무르티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은 아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 러시아 원유와 가스에 대해 제재에 나설 경우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더구나 국제적으로 석유와 가스의 가격을 올리고 이는 러시아 석유산업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