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근로계약서에 '기간 자동연장' 문구있다면...대법 "해고 무효"

2022-03-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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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1년 계약직 근로계약서에 '별도의 합의가 없으면 계약기간을 자동연장한다'는 단서가 붙었다면 근로계약이 연장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헬기조종사 A씨(69)가 산불 진압 업체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A씨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업체는 지난 2016년 헬기사업팀을 신설하고 A씨를 비롯해 팀원 6명을 채용했다.

A씨가 업체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 기간은 2017년 5월 1일부터 2018년 4월 30일까지로 하되, 계약 만료 시까지 별도 합의가 없으면 기간 만료일에 계약을 자동연장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이후 헬기사업팀 전체가 해체하게 되자, 업체는 A씨에게 2018년 4월 30일자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며 역량미달로 갱신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A씨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근로계약은 2018년 5월 1일부터 자동 갱신됐다며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1심은 기간제로도, 무기계약직으로도 풀이되는 이 조항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해당 계약서 조항은 주된 법률 효과의 요건을 규정하는 '본문'과 그 법률 효과의 예외를 정하는 '단서'로 이뤄진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의 근로계약에 대해서 "근로계약기간은 2017년 5월 1일부터 2018년 4월 30일까지로 하되"까지인 본문에 계약기간이 못 박혀 있으므로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조항은 그 자체로 '원고와 피고가 2018년 4월 30일까지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한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임이 명확하다"며 1·2심의 A씨 패소 부분을 파기했다.

계약서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혀있는 그대로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A씨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업체는 그 사정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인정되는 한 A씨를 정당하게 해고할 수 있다"며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고 해석하더라도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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