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지난달 28일 공공 법률 플랫폼으로 알려진 '나의 변호사'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 달간 실시되는 베타 테스트 기간에 변호사 회원들은 '나의 변호사' 사이트에 접속해 전문 분야와 홍보 문구, 승소 판결 등 세부적인 정보를 입력하게 된다. 변협은 베타 서비스 기간이 끝나는 3월 하순께 대국민 서비스를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변협은 "직무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는 변호사가 외부 자본에 법률가 직역이 종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제대로 검증된 공신력 있는 변호사 정보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공공 법률 플랫폼 출시 이유를 설명했다.
'의료사고' 검색했더니···1세대 의료전문 변호사 등장
본지는 지난달 24일 '나의 변호사' 홈페이지를 직접 확인했다. 사이트 검색 창에서 '부동산' 키워드를 검색했더니 변호사 수십 명이 등장했다. 서울, 인천, 경기, 충남, 부산 등 각 지역 변호사들이 나이나 경력, 개인 법률사무소나 대형 로펌 등 규모를 불문하고 무작위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됐다.'의료사고'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 1세대 의료전문 변호사인 S변호사가 등장했다. S변호사는 '의료사고' '의료과오' 등을 키워드로 설정하고, 다양한 의료사건 승소 사례와 의료법 전면 개정과 연명의료결정법 제정에 참여한 경력을 소개하고 있었다.
변호사 노출 순서에 대해 김영훈 변협 부협회장은 "변호사정보센터는 무작위 랜덤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며 "자본에 종속되거나 영리에 휘둘리지 않기 때문에 변호사가 지불하는 비용에 따라 검색 빈도와 순위 등에 차등을 두어 검색 결과를 노출하는 사설 플랫폼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건 의뢰하기' 서비스···내 사건과 가장 적합한 변호사 찾기
가장 눈에 띄는 건 '사건 의뢰하기' 서비스다. 그동안 법률 소비자가 본인 사건에 가장 적합한 변호사를 찾으려면 포털 사이트 검색이나 지인 등을 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의 변호사' 홈페이지에 의뢰인이 사건 개요를 남기면 가입 변호사들이 수임 신청을 할 수 있다.한 게시물당 최대 5명의 변호사가 수임 희망을 신청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수임을 신청한 변호사들 경력과 업무 사례 등을 확인한 뒤 선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나의 변호사' 성공적 안착하려면···"소비자 선택받아야"
강천규 변호사(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인천분사무소)는 "사설 플랫폼은 돈만 많이 내면 노출이나 검색이 잘 되게 하는 등 실제 의뢰자들이 원하는 변호사를 매칭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비나 수수료 등 돈을 많이 낸 변호사를 소개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공공 플랫폼을 통해 법률 소비자들이 객관적으로 변호사들 경력과 실적을 확인하게 된다면 불필요한 서울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직 베타 테스트 단계지만 키워드 입력 시 주의해야 할 내용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향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법률 소비자의 사법 접근성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안착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현호 변호사(법률사무소 해울)는 "결국에는 법률 소비자들이 얼마나 이용해주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릴 것"이라며 "변호사들로서는 변협 전문 분야 인증 등 검증된 것을 바탕으로 올리다 보니 사설 플랫폼보다 신뢰가 가지만, 소비자 관점과 판단도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