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미국·독일·일본의 주요 이통사가 올해 3G 서비스를 종료한다. 가입자 수 기준 미국 3위 통신 사업자인 AT&T는 지난 22일(현지시간) 3G 서비스를 중단했고, 2위 사업자인 T모바일은 3월 31일 스프린트 가입자의 3G 서비스 중단을 시작하고, 7월 1일부터 T모바일의 3G 서비스 종료를 시작한다.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12월 31일까지 미국 내 3G 서비스 종료를 점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미국 4대 이통사가 3G 서비스를 중단함에 따라 내년에는 미국 내에서 로밍을 포함한 모든 3G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주요 이통사인 도이치텔레콤은 지난해 7월 3G 서비스를 종료했고, 일본 2위 이통사인 KDDI는 올해 내로 3G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 세계 주요 이통사가 3G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로는 5G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3G 가입자가 급감한 것이 꼽힌다.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가 중심이 되는 현재 인터넷 서비스 환경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린 3G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많은 이용자가 LTE(4G)나 5G로 이동한 상황이다. 해외 이통사가 가입자 수는 적은 데 비해 3G망 관리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3G 서비스 종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TE 접속률이 90%에 육박함에 따라 LTE가 3G를 대신해 비상시 통신망 역할을 할 수 있는 점도 3G 서비스 종료의 한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해외 시장조사업체의 조사결과도 3G 서비스 종료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은 국내 이통3사의 LTE 가용성(접속 가능 비율)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가용성은 99.8%(1위), SK의 가용성은 99.3%(4위), KT의 가용성은 98.6%(7위)에 달해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범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3G 서비스가 종료되어도 국내 어디서나 LTE 전국망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에서 미국·독일·일본처럼 당장 3G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3G 가입 회선 수는 347만9622건으로 집계됐다. SKT가 111만586건, KT가 101만6804건, 알뜰폰(MVNO) 사업자가 135만2232건의 가입 회선 수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가입 회선 수(7285만5492건)의 약 5%에 달하는 수치로, 1년 전 가입 회선 수 560만4557건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었다. LG유플러스는 3G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관련 가입 회선 수가 없다.
지난 201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G 서비스 종료 조건으로 가입자 수가 전체의 1% 이하로 떨어질 것을 제시한 점을 고려하면 3G 서비스 종료에 대한 논의는 연내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적어도 가입 회선 수가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야 3G 종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7월 SKT와 KT가 이용기한이 끝난 3G 주파수를 각각 10MHz씩 재할당받아 2026년 12월까지 사용기한을 연장한 점도 3G 종료에 대한 논의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파수 사용기한을 고려해 적어도 2026년까지는 3G 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의 사물인터넷(텔레매틱스 포함) 서비스는 3G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3G 서비스 종료에 발목을 잡은 반면 국내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대부분 NB-IoT, LTE-M 등 LTE 기반으로 전환되어 3G 종료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3G 종료에 대한 논의는 적어도 5G 가입자 수가 LTE를 넘어서야 시작할 수 있다"며 "5G가 전국망과 많은 가입자 수를 토대로 주력 이동통신망이 되고 LTE가 이를 보조함으로써 3G망이 없어도 전국 어디서나 이동통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