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선량하고, 반듯한 이미지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배우 연우진이 파격적인 멜로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내성적인 보스', 영화 '더 테이블' '아무도 없는 곳' 등을 통해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욕망을 좇고 서서히 타락하며 비겁한 선택들도 서슴지 않는 그야말로 인간적인 인물의 다채롭고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 분)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 분)과의 만남 때문에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빠져보고 싶은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연우진은 해당 작품을 위해 6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렸다. 2014년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캐스팅되고 무려 6년을 기다린 끝에 해당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심경의 변화를 거치고, 오히려 극 중 인물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연우진과 함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한 연우진의 일문일답
원작이 '금서'로 지정될 만큼 파격적인 작품이었는데. 읽어 봤나?
- 읽었다. 우리 영화도 원작의 문학적인 느낌을 담아내려고 했다. 차별점은 원작 속 체제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걸 설명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가상의 국가 속 체제를 배경에 깔아놔야 하고 그걸 이해해야 인물들의 사상, 심리 상태 등을 보여주는 데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에 원작보다 배경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정사 장면의 경우는 원작을 많이 따라갔는데 오히려 원작이 더 세고 파격적이라는 느낌이다. 원작은 체제에 대한 비판에 날 서 있지만 우리는 인간의 감성, 나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에 관한 고민이 더욱 깊다고 본다. 유머 코드나 멜로도 원작보다 더 가미되어있는 것 같다.
워낙 파격적인 작품이라 캐스팅 소식 이후 주변 반응도 궁금한데
- 가족들에게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물론 어떤 작품이고 해당 작품의 방향성까지 말씀드린 상태였다. 어느 날 퇴근을 하고 보니 식탁 위에 원작소설이 놓여 있더라. 어머니께서 읽으신 모양이었다. 어머니께서 '네 길이라고 생각하고, 네가 도전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해보는 게 맞다'라며 응원해주셨다. 어머니의 응원에 눈물이 나더라.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는데
- 작품에 잘 쓰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도 하나의 화면구성이라 생각하고 작품, 연출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고 쓰일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었다.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배우로서 책임감 있게 보여 드리려고 했고 그 모습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를 찍었다. 2014년에 캐스팅돼 2020년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품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시간이 흐르며 멜로도 좋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지점이 더욱 마음을 건드리더라. 제가 6년 동안 이 작품을 놓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파격 변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작품의 감정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 유지하려고 한 게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파격 멜로' '청불 멜로'라는 수식어로 작품이 가려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시사회 직후에는 적나라한 정사 장면이 화제가 되며 배우들이 무의미하게 소비된 건 아닐지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는데
- 저는 정사 장면이 무의미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쾌락의 허무함을 표현해야 해서 파격적인 정사신이 필요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어야만 인간이 느끼는 밑바닥, 공허함이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았다. 그 공허함 속에서 인간이 가지는 날것의 느낌이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정사 장면을 잘 소화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님 포함 배우들도 모든 게 넘쳐 흐르는 연출, 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광은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이었는데. 인물에게 공감하고 동화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 무광은 체제 속에서 살아온 인물이다. 극 초반 무광이 체제 속에서 살아온 걸 상당 부분 표현하는데 우리가 겪지 못한 생활, 경험이기 때문에 배경적 지식이 필요했고 그 부분이 잘 성립되어야 그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혁명이라는 이름의 감옥 속, 개인의 욕망을 온전하게 보일 수 있는 시간이나 경험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그 이미지로 인물을 만들어 갔다.
무광을 연기할 때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 있다면?
- 원작의 느낌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원작의 분위기, 대사 등이 문학적이기 때문에 그걸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게 중요했다. 그걸 인용하면서 연극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 점이 우리 영화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품을 보는 저의 시선이 바뀌다 보니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된 것 같다.
작품을 보는 시선이 바뀌며 달리 해석되고, 영향을 미치게 된 부분도 있나
- 그렇다. 어떤 부분이 특히 감동적으로 느껴졌느냐면 공허함을 느낀 뒤 인물들이 각자의 선택을 하는데 이는 결국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었던 거였다. 지도원의 대사인데 저는 그 말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와 닿더라. 인간의 나약함 그 끝을 보고 그 안에서 사상, 이데올로기가 무슨 의미겠나. 허무해지더라. 그런 의미에서 생각할 여지들이 늘어났고 크게 와 닿았다.
원작을 두고도 인물들의 감정이 '사랑'이냐, 아니냐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더라. 영화 속에도 그런 모습들이 담긴 것 같다. 연우진이 보는 무광의 감정, 마지막 장면에 관한 해석이 궁금하다.
- 욕망의 끝을 보고 이후 찾아오는 공포, 두려움이 어마어마했을 거다. 죽음과 관계있으니까. 자신들의 실수, 욕망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포장하려고 했던 것 같다. 최후의 몸부림이다. 물론 이면에는 진짜 '사랑'이 있을 수도 있다. 각자 느끼기 나름이지만 무광은 강직한 인물이기 때문에 항상 죄책감과 고민하고 있었을 거고 집으로 돌아가라는 '수련'의 말에 안도감을 느꼈을 거다.
그렇다면 왜 마지막에 '수련'을 찾아갔을까?
- 시간이 오래 흐른 뒤, '무광'은 어느 정도 이루어놓은 것들이 많았다. '수련'을 다시 찾아간 건 '사랑'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푯말을 보고 반성, 신념을 되뇌는 표현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앞으로 배우 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을까?
- 로맨틱 코미디, 멜로 장르에서 보이는 저의 모습은 색을 입히고 더하려고 했던 거 같다. 진실이 반영되지 않은 채 색을 입히니 의도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과장되고, 불편해 보일 수 있는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모든 기저에 '진실성'을 두려고 했다. 이 작품을 두고 어떻게 임했는가? 진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뛰어든 거 같다.
비슷한 시기 드라마 '서른, 아홉'과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에 출격하게 됐다
- 드라마 '서른, 아홉'은 만남, 이별이 공존하는 나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안에서 저는 손예진 선배에게 한없이 빠져드는 로맨티스트 역할을 맡았다. '힐링의 존재'가 되기 위한 연기를 하고 있고 그런 점을 주목해주시면 좋겠다.
영화는 정반대의 작품이고, 캐릭터다. 인간의 본성, 추악함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감정까지 드러내는 거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다른 결의 '사랑'을 보여주는 작품이고 두 작품 모두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선량하고, 반듯한 이미지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배우 연우진이 파격적인 멜로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로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내성적인 보스', 영화 '더 테이블' '아무도 없는 곳' 등을 통해 보여준 모습과는 달리 욕망을 좇고 서서히 타락하며 비겁한 선택들도 서슴지 않는 그야말로 인간적인 인물의 다채롭고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 분)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 분)과의 만남 때문에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빠져보고 싶은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연우진은 해당 작품을 위해 6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렸다. 2014년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캐스팅되고 무려 6년을 기다린 끝에 해당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심경의 변화를 거치고, 오히려 극 중 인물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연우진과 함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한 연우진의 일문일답
워낙 파격적인 작품이라 캐스팅 소식 이후 주변 반응도 궁금한데
- 가족들에게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물론 어떤 작품이고 해당 작품의 방향성까지 말씀드린 상태였다. 어느 날 퇴근을 하고 보니 식탁 위에 원작소설이 놓여 있더라. 어머니께서 읽으신 모양이었다. 어머니께서 '네 길이라고 생각하고, 네가 도전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해보는 게 맞다'라며 응원해주셨다. 어머니의 응원에 눈물이 나더라.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는데
- 작품에 잘 쓰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도 하나의 화면구성이라 생각하고 작품, 연출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고 쓰일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었다.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배우로서 책임감 있게 보여 드리려고 했고 그 모습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를 찍었다. 2014년에 캐스팅돼 2020년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품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시간이 흐르며 멜로도 좋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지점이 더욱 마음을 건드리더라. 제가 6년 동안 이 작품을 놓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파격 변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작품의 감정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 유지하려고 한 게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 저는 정사 장면이 무의미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쾌락의 허무함을 표현해야 해서 파격적인 정사신이 필요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어야만 인간이 느끼는 밑바닥, 공허함이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았다. 그 공허함 속에서 인간이 가지는 날것의 느낌이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정사 장면을 잘 소화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님 포함 배우들도 모든 게 넘쳐 흐르는 연출, 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광은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이었는데. 인물에게 공감하고 동화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 무광은 체제 속에서 살아온 인물이다. 극 초반 무광이 체제 속에서 살아온 걸 상당 부분 표현하는데 우리가 겪지 못한 생활, 경험이기 때문에 배경적 지식이 필요했고 그 부분이 잘 성립되어야 그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혁명이라는 이름의 감옥 속, 개인의 욕망을 온전하게 보일 수 있는 시간이나 경험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그 이미지로 인물을 만들어 갔다.
무광을 연기할 때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 있다면?
- 원작의 느낌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원작의 분위기, 대사 등이 문학적이기 때문에 그걸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게 중요했다. 그걸 인용하면서 연극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 점이 우리 영화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품을 보는 저의 시선이 바뀌다 보니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된 것 같다.
작품을 보는 시선이 바뀌며 달리 해석되고, 영향을 미치게 된 부분도 있나
- 그렇다. 어떤 부분이 특히 감동적으로 느껴졌느냐면 공허함을 느낀 뒤 인물들이 각자의 선택을 하는데 이는 결국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었던 거였다. 지도원의 대사인데 저는 그 말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와 닿더라. 인간의 나약함 그 끝을 보고 그 안에서 사상, 이데올로기가 무슨 의미겠나. 허무해지더라. 그런 의미에서 생각할 여지들이 늘어났고 크게 와 닿았다.
- 욕망의 끝을 보고 이후 찾아오는 공포, 두려움이 어마어마했을 거다. 죽음과 관계있으니까. 자신들의 실수, 욕망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포장하려고 했던 것 같다. 최후의 몸부림이다. 물론 이면에는 진짜 '사랑'이 있을 수도 있다. 각자 느끼기 나름이지만 무광은 강직한 인물이기 때문에 항상 죄책감과 고민하고 있었을 거고 집으로 돌아가라는 '수련'의 말에 안도감을 느꼈을 거다.
그렇다면 왜 마지막에 '수련'을 찾아갔을까?
- 시간이 오래 흐른 뒤, '무광'은 어느 정도 이루어놓은 것들이 많았다. '수련'을 다시 찾아간 건 '사랑'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푯말을 보고 반성, 신념을 되뇌는 표현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앞으로 배우 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을까?
- 로맨틱 코미디, 멜로 장르에서 보이는 저의 모습은 색을 입히고 더하려고 했던 거 같다. 진실이 반영되지 않은 채 색을 입히니 의도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과장되고, 불편해 보일 수 있는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모든 기저에 '진실성'을 두려고 했다. 이 작품을 두고 어떻게 임했는가? 진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뛰어든 거 같다.
비슷한 시기 드라마 '서른, 아홉'과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에 출격하게 됐다
- 드라마 '서른, 아홉'은 만남, 이별이 공존하는 나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안에서 저는 손예진 선배에게 한없이 빠져드는 로맨티스트 역할을 맡았다. '힐링의 존재'가 되기 위한 연기를 하고 있고 그런 점을 주목해주시면 좋겠다.
영화는 정반대의 작품이고, 캐릭터다. 인간의 본성, 추악함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감정까지 드러내는 거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다른 결의 '사랑'을 보여주는 작품이고 두 작품 모두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