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제안한 '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음을 선언하고 "이제부터 제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에게 긍정 이슈였던 ‘야권 단일화’가 사라지면서 대선판은 다시 출렁이게 됐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에게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며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 후보는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오히려 시간을 질질 끌면서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또 쓰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심지어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제가 정치를 하면서 반드시 바꾸고 개혁해야 한다고 다짐했던 구태가 고스란히 재연됐다"고 날을 세웠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새로운 제안을 할 경우'에 대해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후보 간에 직접 만나기 전에 먼저 실무선에서 큰 방향에 대한 대략적인 얘기를 나눈 다음 각 후보 간에 이야기를 나누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이는 윤 후보가 주장하는 '후보자 담판에 의한 단일화'에 거리를 둔 것이다.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직접 정치개혁 협력을 제안할 경우'에 대해선 "어떤 제안도 받은 것이 없다"고만 말했다. 이에 민주당 측에서 구체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할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양측의 책임 있는 분들이 꾸준히 소통을 해왔다"며 "오늘 기자회견은 상당히 의외"라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여론조사 경선'에는 "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거듭 선을 긋고 "후보자 간 톱다운 협상은 충분히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