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스팀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시장에 정식 출시된 로스트아크는 13일 132만5305명의 최고 동접자 수를 기록하며 기존 2위였던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130만8963명)'를 제치고 동접자 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화제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게임 스트리밍 시청자 수도 아마존의 자회사인 트위치를 기준으로 최대 120만명에 달해 전 세계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또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주요 수익 모델(BM)인 유료 상품(파운더스팩)이 이틀 만에 150만개 이상 판매되며 매출·영업이익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5~100달러(약 1만8000~약 12만원)에 판매하는 파운더스 팩을 통해 스마일게이트는 9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게임 외신들은 로스트아크의 초기 흥행을 두고 대작 MMORPG에 목말라하는 서구권 게이머들의 수요(니즈)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기존 MMORPG 1위였던 블리자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신규 확장팩 출시가 일시 중단된 상황에서 화려한 3D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를 갖춘 로스트아크가 게이머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지난해 뉴월드가 잠깐 주목을 받았으나 콘텐츠 부족이라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동접자 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아마존게임즈가 로스트아크 흥행을 위한 입소문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당초 지난해 3분기 로스트아크를 전 세계에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뉴월드 출시를 앞둔 아마존게임즈의 우려로 인해 올해 2월로 출시 시기를 연기했다.
게임 업계에선 당분간 PC용 MMORPG 시장에서 로스트아크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MMORPG는 충성 이용자층을 붙들어 두기 위한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필수인데, '군단장 레이드' 등 국내에서 2년 넘게 서비스하며 쌓아둔 양질의 콘텐츠를 풀기만 해도 전 세계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약 1년에 걸쳐 매달 지속해서 콘텐츠를 업데이트함으로써 국내와 해외의 서비스 격차를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가 7년간 약 1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해 만든 대작 MMORPG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시리즈와 유사한 3인칭 쿼터뷰 시점을 택해 액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9년 12월 국내에 출시한 후 일주일 만에 동접자 수 35만명을 넘어서는 등 초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후 로스트아크 개발을 총괄한 금강선 스마일게이트 디렉터를 앞세운 소통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수시로 이용자 간담회를 열어 콘텐츠 업데이트 방향을 알려주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신뢰를 쌓았다. 게임 매출의 약 20%에 달하는 기능을 게이머 편의를 위해 무료로 전환하는 등 수익보다 게이머를 우선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에 타사는 게이머들이 불만사항을 적은 시위용 트럭을 게임사 앞으로 보낸 상황에서 로스트아크 게이머들은 금 디렉터와 스마일게이트에 대한 신뢰를 담은 광고를 판교역 곳곳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번 로스트아크의 전 세계 흥행 덕에 스마일게이트도 중국 시장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에만 기대는 '원 히트 원더' 개발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10일 전 세계 비디오게임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크로스파이어의 후속작인 '크로스파이어X'를 출시했다.